오라클·메타·알파벳 등 대규모 조달 움직임에 합류
뉴욕증시, 엔비디아 실적 발표 앞두고 우려 커져
S&P·나스닥, 139거래일 만에 50일선 밑돌아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마존은 3년 만에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약 6개 투자등급 채권을 발행해 총 120억 달러(약 18조 원)를 모금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주간사는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가 맡았다.
아마존은 규제 당국에 제출한 신고서에서 “모든 기업이 그렇듯 당사는 정기적으로 운영 계획을 평가하고 이에 따라 채권 발행과 같은 자금 조달 결정을 내린다”며 “이번 채권 발행을 통해 얻은 수익금은 사업 투자, 향후 자본 지출,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 상환에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투자가 늘면서 최근 빅테크의 회사채 발행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이달 초 25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지난달 메타는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인 30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9월 오라클도 18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렇게 올해 미국 기업들이 AI 관련 인프라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기 위해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2000억 달러가 넘는다. 빅테크는 그중 절반 이상 비중을 차지했다. JP모건은 자금 조달 열풍에 내년 미국 회사채 발행 규모가 사상 최대인 1조8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과 달리 시장에선 AI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이날 1.2%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9%, 0.8% 내렸다. 특히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139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50일 이동 평균선을 밑돌았다. 이는 시장의 단기 조정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다우지수는 3거래일 연속 하락했는데, 이 기간 낙폭은 약 3.5%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했던 4월 이후 최악으로 기록됐다.
나티시스인베스트먼트매니저스솔루션스의 가렛 멜슨 투자전략가는 “최근 몇 주간 시장 내러티브가 확실히 극적으로 변했다”며 “AI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끊임없이 늘어나는 자본지출에 미래 수익에 대한 보상 기대가 회의적인 시각으로 급격히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AI 산업을 이끄는 오픈AI의 향후 가이드라인과 19일 발표되는 엔비디아 실적도 중요해졌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전략가는 “만약 이들이 반도체 수요에 대해 조금이라도 완화한 지침이나 전망을 내놓는다면 시장은 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AI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여전해서 연말 산타랠리가 펼쳐질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캐너코드제뉴이티의 마이클 그레이엄 애널리스트는 “연말을 앞두고 강세와 약세 신호가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연말 랠리 가능성이 크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밝혔다. HSBC의 맥스 케트너 애널리스트는 “연말까지 주식시장에 급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AI 버블이 터질 가능성보다 크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