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째, 문제 해결의 가장 선도적 전략인 문제 자체를 어떻게 정의하는가가 곧 사회 문제 해결의 핵심이다. 인식과 정의가 곧 해결이 되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문제의식은 개인의 역량이자 사회적 혁신의 출발점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동원되어야 할 이유가 사라졌다. 넓은 의미의 정치는 문제를 정의하고, 기술은 문제를 해결한다. 이제 인공지능(AI)이 계산·분석·모델링과 플랫폼 개발의 부담을 대신한다. “세상을 바꾸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세상을 직접 설계하는 것”이듯, 문제를 정의하고 설계하는 리더십이 새로운 권력이 되고 있다.
둘째, ‘피자 한 판의 법칙’이 비로소 실현되는 시대다. 작은 팀이 거대한 정치·사회적 문제를 다룰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전통적인 정치권력이나 자본권력이 아닌 지속 가능한 힘으로서의 플랫폼(Platform as Sustainable Power)의 시대를 열었다. 그라민 은행을 설립한 무하마드 유누스가 27달러로 시작해 전 세계 수천만 명을 변화시킨 것처럼, 이제는 수많은 “소수의 유누스들”이 등장할 수 있다. 튀니지·이집트 혁명에서 소셜미디어가 촉발한 네트워크 효과는 당시에는 국가적 규모의 플랫폼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AI와 협업 플랫폼을 통해 몇 명의 팀원만으로도 사회적 변혁을 일으킬 수 있다.
셋째, AI는 강력한 도구지만, 모든 문제를 대신 풀어주지는 않는다. AI가 채우지 못하는 10%의 고유한 관점과 전문성은 곧 사람의 중요한 자산이 된다. 각자의 진정한 흥미와 집요한 탐구심은 팀워크의 본질이 되고, 이는 곧 혁신의 회복탄력성(Resilience)으로 이어진다. 좋은 팀원이란 단순한 기술적 역량을 넘어, 특정 주제에 대한 자기만의 에너지원과 관점을 가진 사람이다. 이러한 개인의 고유성이 모일 때, AI와 플랫폼은 단순한 도구를 넘어 문제를 해결하는 집단지성을 만들어낸다.
그저 세상을 해석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문제의식을 가진 리더라면 이제 세상을 직접 변혁할 수 있다. 즉, 해석의 시대를 넘어 변혁의 시대가 도래했다. 이러한 3가지 특성을 내포한 ‘Q’를 가진 시민과 리더가 문제를 정의하고, 소수의 팀이 AI·데이터·플랫폼을 결집해 해결하며, 각자의 고유성을 바탕으로 협력할 때, 정치·사회 문제 해결의 새로운 길이 열린다. ADPP는 단순한 기술적 조합이 아니라, 문제의식을 가진 리더가 세상을 바꾸는 방법론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질문을 던지고, 문제를 정의하며, 그 문제를 함께 풀어갈 용기다. ‘Q’의 시대, 문제의식이 곧 힘이 되는 시대가 우리 앞에 왔다.
신철호
OGQ 대표.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 AI, 데이터, 플랫폼 등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