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온실가스 감축, 속도조절 필요하다

입력 2025-10-19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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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홍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전무

최근 자동차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국 자동차산업의 부상, 미국·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자국 보호무역 강화가 겹쳤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자동차산업 입장에서는 직격탄이다. 특히 미국의 25% 관세로 자동차 수출이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큰 손실을 보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노사 환경이 경직되면서 일부 기업은 해외 이전을 검토하는 등 산업 여건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는 2035년 수송부문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5년 무공해차 등록 비중을 30%, 34%, 35% 이상으로 하는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대수로는 840만 대에서 최대 1000만 대 이상이다. 이는 2034년 이후 사실상 내연차 판매를 중단해야 가능한 수준이다. 정부의 목표는 단순한 제안이 아니라 이산화탄소(CO₂) 규제, 판매의무제 등과 직결되어 국내업계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밖에 없다.

급속한 목표지향 … 산업생태계 와해 우려

현재 추세라면 2035년 무공해차 신차 판매 비중이 90% 이상 되어야 840만 대 목표가 가능하다. 980만 대 시나리오는 사실상 내연차 전면 퇴출과 다르지 않다. 내연기관 중심의 생태계에서 보면 이는 엄청난 충격이다. 특히 친환경차 라인업이 부족한 중견 자동차 제작사는 규제 위반 과징금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실제로 전기차 판매 부진으로 2022년 이후 규제 달성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으며, 수백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

부품업계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1만여 개에 달하는 국내 부품기업 중 45.2%가 내연기관 관련 부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해당 기업 종사자는 전체 고용의 47.2%를 차지한다. 국내 부품기업의 미래차 사업전환율은 19.9%에 불과하며, 72.6%에 달하는 업체들이 부품 특성상 사업 다각화나 미래차 대응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렇게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내연차 부품 수요가 급감하면 구조조정과 고용 축소는 불가피하다. 독일에서도 급격한 전환으로 1년 사이 5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진 바 있다. 우리도 예외일 수 없다.

또 다른 위험은 중국 의존도다. 국내 전기차 시장 수입 비중은 40%에 달하고, 이 중 30%가 중국산이다. 전기버스 시장에서는 절반 이상이 중국산이었던 적도 있다. 무리한 보급 목표는 중국산 점유율을 높이고 국내 산업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美·EU는 환경규제 속도조절 추세

미국 EU 등 주요국가는 환경규제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미국은 무공해차 의무제를 철폐했고, EU는 CO₂ 규제를 완화했다. 영국도 의무 판매제를 완화했으며, 독일은 업계와 노조가 함께 2035년 100% 전동화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계획을 조정하고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 판매를 병행하고 있다.

2035 NDC 설정시 중요한 것은 속도와 방법이다. 수소·전기차로의 전환 방향은 유지하되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탄소중립연료 등 다양한 탄소중립 동력기술을 인정해야 한다. 국내 생산 전기차에는 세액공제·보조금 같은 인센티브를 집중하고, 충전요금 특례와 인프라 확충으로 소비자 불안을 줄여야 한다.

현재 우리 국가경제는 반도체와 자동차 같은 주력산업이 견인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과도한 규제가 아니라 인센티브와 지원 중심의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 그것이 산업과 고용을 지키면서도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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