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풍경] 분변잠혈검사의 맹점

입력 2025-10-1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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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석 보령신제일병원 원장

“이건 분명히 오진입니다. 오진!”

60대 초반의 남자는 화난 목소리로 따지며 종이 한 장을 쑥 내밀었다. 그곳에는 분명히 분변잠혈검사 ‘음성’이라는 결과가 인쇄되어 있었다.

7개월 전쯤 환자분은 근처 건강검진센터에서 대변검사를 받았는데 결과도 정상이고 특별한 증상도 없기에 ‘별문제가 없겠지’라고 안심하며 지냈단다. 하지만 몇 주 전부터 배가 아프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혈변까지 나와, 우리 병원에서 생애 처음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고 안타깝게도 진행이 많이 된 대장암을 진단받게 되었다.

“선생님 도대체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분하고 억울하단 표정으로 한참 동안 분노를 쏟아내던 그의 화가 누그러질 즈음 자조 섞인 환자분의 마지막 말을 듣게 되었다.

“그때 의사분이 대장내시경 검사를 해보라고 권유했는데, 그때라도 검사를 받았더라면….”

검진 결과를 상담하다 보면 간혹 이런 경험을 하곤 한다. 분변잠혈검사에서 음성이지만 대장내시경에서 암이나 용종이 발견되는 경우다.

국가검진에서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분변잠혈검사는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들고 큰 불편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정확도가 떨어져 위음성이나 위양성률이 높다. 따라서 이 검사만 믿고 대장내시경 검사를 소홀히 했다가는 큰 병을 놓치기 십상이다.

50세 이상에서 5년 주기로 권장하고 있는 대장내시경 검사는 그 외에도 혈변이 보인다든가, 복통과 배변 습관의 변화가 있거나, 또는 원인불명의 체중감소나 빈혈, 대장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대장내시경 검사는 용종이나 선종을 발견해 조기에 제거함으로써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검사니, 장을 비우는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충분히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

박관석 보령신제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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