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지를 취득한 청년농업인은 이전에 소득활동을 한 바가 없었고, 세무서에 신고된 소득도 없었던 터라 세무서는 해당 농지의 취득자금 출처가 부모였을 것이라고 의심했을 것이다.
딱히 소명할 내용이 없었던 지인은 농지 취득자금의 증여사실을 인정하고 농지 구입자금에 대한 증여세와 가산세를 낼 수 밖에 없었다.
과거에는 이와 같이 자녀에게 재산을 취득하게 하여 실질적으로 증여를 하더라도 세무서에서 직접 파악하여 증여세 등을 과세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각종 세무행정 시스템이 전산화되고, 금융거래내역에 대한 파악이 용이해 지면서 자금출처에 대한 과세관청의 조사와 증여세의 부과가 빈번해지고 있다.
사례와 같이 국세청은 재산을 취득하거나 채무를 상환할 때 스스로의 경제력으로 재산을 취득하거나 채무를 상환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납세자에게 자금 출처를 소명하도록 요구하고, 자금의 출처를 소명하지 못하면 누군가에게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하는 이른바 ‘증여추정’ 규정을 두고 있다. 즉, “누군가로부터 자금을 증여받은 거 아니야?”라고 의심하는 것이다.
물론 모든 재산취득과 모든 채무상환에 대해 증여로 추정하여 자금출처를 조사하는 것은 아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는 연령, 대상금액, 기간, 세대주여부 등을 고려하여 증여추정을 배제하는 기준을 두고 있다. 예컨대 40세 이상인 세대주가 3억원 이하의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는 증여추정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
증여추정의 규정과 증여추정 배제기준에 대한 규정은 어디까지나 과세관청에서 사실을 확인하고, 법 규정에 맞게 과세하는 근거가 되는 규정이므로 소득과 자금의 흐름이 명확히 소명되면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다만, 일정금액 이상의 재산을 취득하거나 채무를 상환하는 경우에는 계좌이체내역, 계약서 등 객관적인 증빙을 잘 갖추어 놓아야 과세 과정에서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 소지훈 세무법인 제이앤 대표세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