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자 아직 보고되지 않아
지난주 유엔총회서도 양국 장관 연설로 다퉈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태국 북동부 국경지대에서 양국 군이 총격을 가하고 수류탄을 던지며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양국이 충돌한 건 7월 말 미국 중재로 휴전에 합의한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사상자는 아직 보고되지 않고 있다.
윈타이 수바리 태국군 대변인은 성명에서 “우본랏차타니주 총안마 지역에서 캄보디아군이 총격을 가했다는 보고를 담당 부대로부터 받았다”며 “태스크포스(TF) 팀이 경계태세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반면 캄보디아 국방부는 “태국군이 먼저 소총과 박격포를 발사했다”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고 영토 보존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양국의 갈등은 5월 말 국경지대에서 양국 병력이 총격전을 벌이면서 부상했다. 당시 캄보디아군 1명이 사망하면서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7월에는 닷새간 치열한 전투를 벌여 양쪽에서 최소 48명이 죽고 인근 주민 수십만 명이 한때 피난을 가야 했다.
이후 미국의 중재로 양국은 휴전 협정에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유엔총회 연설에서 자신이 막아낸 7개 전쟁 중 하나로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나 양국 관계는 여전히 긴장 상태다. 이달 중순에는 태국 군경과 캄보디아 시위대가 국경에서 충돌해 20명 넘게 다치기도 했다.
지난주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서도 양국 외교부 장관들은 연단에서 충돌했다. 프락 소콘 캄보디아 외교부 장관은 태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태국이 평화를 깨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지난 세기 수년간의 전쟁 끝에 어렵게 쟁취한 캄보디아의 평화가 깨진 것은 너무 고통스럽다”며 “인접국과의 국경 분쟁으로 깨져버린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후 시히삭 후앙켓케오 태국 외교부 장관은 “캄보디아 장관의 유감스러운 발언으로 인해 준비한 연설문을 다시 써야 했다”며 “캄보디아는 계속해서 자신들을 피해자로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짜 피해자는 지뢰로 다리를 잃은 태국 군인과 학교가 포격을 받은 어린이, 식료품점에서 캄보디아 로켓 공격을 당한 민간인들”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국경 갈등은 내달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도 주요 사안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