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영역을 넓히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확고한 기술력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으로 활발히 보폭을 넓히는 가운데 적절한 규제 해소가 이뤄진다면 더 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HLB라이프케어는 2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갤러리두인에서 ‘2025 추계 디지털헬스케어 세미나’를 열고 산업계·학계 전문가들과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헬스케어의 현주소 및 사업화 전략을 공유했다.
정문정 뷰노 실장은 “AI는 정량화된 데이터를 빠르고 일관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인간이 알아차릴 수 없는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며, 딥러닝을 기반으로 유효성을 높게 검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뷰노의 대표 솔루션인 ‘뷰노메드 딥카스(VUNO Med®-DeepCARS™)’는 AI를 활용해 입원 환자의 24시간 이내 심정지를 예측하는 기술로, 국내와 미국에서 혁신의료기기에 지정됐다. 정 실장은 “내년 신의료기술평가를 준비해 AI의 첫 성공 사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민수 HLB라이프케어 전문고문은 “디지털헬스케어의 패러다임이 예측과 예방, 만성질환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HLB라이프케어는 만성질환의 예방부터 진단·관리까지 아우르는 디지털 디바이스 상용화를 앞두고 있으며, 당뇨병 플랫폼을 시작으로 다중 만성질환 관리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 고문은 “진단·치료·예방·관리를 통합하는 에코시스템을 형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이 고도화되면서 글로벌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제이엘케이는 AI 뇌졸중 진단 솔루션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7개, 일본 후생노동성(PMDA)에서 6개 제품의 승인을 획득하며 국내 최다 인허가 기록을 세웠다.
김동민 제이엘케이 대표는 “연구개발 단계부터 인종 등 각국의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성능 일관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임상 설계 단계에서부터 정밀성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 참석자들은 K디지털헬스케어가 도약하려면 규제 개선이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국내에는 병원과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방대한 의료 데이터가 축적돼 있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으며, 연구 데이터의 외부 반출이 제한돼 다기관·산학 공동연구조차 쉽지 않다. 소아 대상 연구도 규제 장벽에 가로막혀 기획 단계에서 좌초된다.
유기봉 연세대학교 교수는 “관련 부처가 유권해석을 명확히 제시해 연구자들의 혼선을 줄이고, 처벌 범위나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레이존(회색지대) 해소를 촉구했다. 이어 “공공기관에 흩어진 의료 데이터를 결합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데이터 결합 과정의 행정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