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니, 가요계 '레전드'가 돌아온다 [엔터로그]

입력 2025-09-2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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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하는 스타와 인기 콘텐츠, 그 이면의 맥락을 들여다봅니다. 화려한 조명 뒤 자리 잡은 조용한 이야기들. '엔터로그'에서 만나보세요.

▲가수 신승훈(왼쪽부터), 임재범, 이문세. (출처=도로시 컴퍼니 제공, 연합뉴스)
▲가수 신승훈(왼쪽부터), 임재범, 이문세. (출처=도로시 컴퍼니 제공, 연합뉴스)

아침·저녁으로 쌀쌀하기까지 한 요즘, 가요계에서 반가운 이름들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1980~1990년대를 주름 잡으며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레전드' 가수들이 한꺼번에 복귀를 알린 건데요. '발라드 황제'부터 6년 만의 복귀를 알린 '가왕',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 거장', 데뷔 40주년을 맞은 '록 발라드 진수'까지 수식어도 화려하죠.

한 시대의 주역들이 다시 무대 위에 오르면서 관심도 남다른데요. 오랜 시간 축적된 내공과 공연장에 울려 퍼질 히트곡 세트리스트에 기대감이 커집니다. 특히 하반기 가을·겨울 공연 대목과 맞물리면서 연말만의 감성을 더 끌어올릴 예정이죠.

▲(사진제공=아이스타미디어컴퍼니)
▲(사진제공=아이스타미디어컴퍼니)

임재범→이문세, '전설'의 귀환

가요계에서 굵직한 이름을 빛내는 '전설'들은 잇따라 올해 하반기 복귀를 알렸습니다.

먼저 '록 발라드의 진수'로 불리는 임재범은 3년 만의 공백을 깨고 대중 앞에 섰습니다. '내 거친 생각과~' 한 소절만 선창해도 '불안한 눈빛과~' 후창이 따라붙곤 하는데요. '너를 위해'를 포함해 수많은 명곡을 소유한 임재범은 17일 신곡 '인사'를 발매했습니다. 임재범의 신작은 2022년 정규 7집 '세븐 콤마(SEVEN,)' 이후 약 3년 만입니다.

1986년 서울고등학교 동창인 신대철이 이끌던 헤비메탈 밴드 시나위로 활동을 시작한 임재범은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았습니다. 이를 기념해 팬들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의 마음을 온전히 담은 팝 가스펠 스타일의 선공개곡 '인사'를 시작으로 정규 8집까지 발매할 예정이죠.

그는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음악을 시작하던 어렸을 때는 겁도 없이 달려들어서 다 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을 했다. 10년, 20년, 30년 계속해서 시간이 지나가니까 음악뿐만 아니라 소리 내는 자체가 무섭고 두렵더라. 내가 잘 하는 것인가에 대한 점검도 하게 된다. 가면 갈수록 어렵다. 10년 차, 20년 차 지나고 계신 분들도 다들 공감할 것"이라며 "오래전부터 8집을 기획했다. 여러 곡을 많이 들어보고 방향도 고민하느라 진행이 조금 늦어졌는데 '인사'라는 곡을 발표하고 조금 더 지나서 '네가 오는 시간'을 낸다. 천천히 하나씩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죠.

11월부턴 전국 투어 콘서트에 돌입, 11월 29일 대구를 시작으로 인천, 서울, 부산 등에서 콘서트를 진행합니다.

'발라드 황제' 신승훈은 오늘(23일) 오후 6시 신보로 돌아옵니다. 올해 데뷔 35주년을 맞은 그는 정규 12집 '신시얼리 멜로디스'(SINCERELY MELODIES)를 발매하는데요. 신승훈의 정규앨범은 2015년 11집 '아이 엠…&아이 엠(I am…&I am)' 이후 무려 10년 만입니다.

신승훈은 1집 140만 장을 시작으로 7집까지 연속해서 밀리언셀러를 달성한 바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사랑'으로 TV 음악 프로그램 14주 연속 1위, '골든디스크' 사상 최다 수상 등의 굵직한 기록으로 '발라드 황제'라는 수식어를 얻었는데요. 이번 앨범 역시 발라드를 중심에 두면서도 모던 록이나 시티팝 감각을 더해 변주를 꾀합니다. 더블 타이틀곡 '너라는 중력'과 '트룰리(TRULY)'를 비롯해 선공개곡 '쉬 워즈(She Was)', 애절한 신승훈표 정통 발라드 '이별을 배운다', 브리티시 록 '별의 순간' 등 11곡이 담겼죠.

공연에도 나섭니다. 데뷔 일인 11월 1일과 2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여는데요. 1990년대를 휩쓴 명곡 포함 신승훈의 35년 음악 여정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입니다. 그는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 콘서트 영상을 다시 보면서 반응이 좋았던 것을 이번에 모두 하려고 한다. 그간의 콘서트 역사를 망라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언젠가 공연에서 녹슬지 않고 닳아 없어지는 신승훈이 되겠다고 했는데 이제 그 나이가 됐다. 닳아서 없어지더라도 학처럼 긴 날개를 펴서 한 번에 내려올 수 있는, 아름다운 하강을 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김건모는 6년간의 공백을 끝내고 전국 투어 콘서트 '김건모.(KIM GUN MO.)'로 돌아옵니다. 김건모는 2010년대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 등 방송가에서도 맹활약하며 제2의 전성기를 썼는데요. 성폭행 의혹에 휩싸이며 2019년 모든 활동을 중단, 2021년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후에도 도통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왔죠. 그는 27일 부산을 시작으로 다음 달 대구, 12월 대전, 내년 1월 서울 등에서 전국 투어를 진행합니다.

이문세는 11월 광주를 시작으로 12월 서울 등 5개 도시에서 아레나 투어 '더 베스트(The Best)'를 펼칩니다. '휘파람', '옛사랑', '소녀' 등 대표곡이 무대를 채우는 데다가 첨단 무대 연출까지 더해져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으로 꾸려질 예정이라 팬들의 기대가 남다른 상황입니다.

▲(사진제공=안테나)
▲(사진제공=안테나)

왜 '지금'일까?

레전드 가수들의 복귀 시점이 하반기에 집중된 게 단순한 우연은 아닙니다.

우선 하반기는 전통적인 '공연 대목'으로 꼽힙니다. 기업 단체 예매도 늘고 가족 단위 관람 수요도 많아지는 연말은 검증된 티켓 파워를 가진 가수들에게 특히 유리한 시즌이죠. 여름이 인기 아이돌 그룹의 서머송, 페스티벌 무대 중심으로 흘러갔다면 가을·겨울은 발라드와 회고형 콘서트가 강세를 보이는 흐름도 한몫합니다.

이번에 이름을 올린 가수들의 장르적 특성도 이런 계절적 수요와 잘 맞아떨어집니다. 신승훈과 이문세처럼 서정적인 발라드 레퍼토리를 가진 아티스트들은 찬바람 부는 계절에 더 큰 공감과 사랑을 받곤 합니다. 연말 특유의 노스탤지어와도 맞물려 관객의 감정은 배가 되죠.

신승훈은 기자간담회에서 "예전에는 음악 감상실에서 돈까지 내 가며 음악을 듣는 시대도 있었는데, 지금 발라드는 이야기를 나누며 듣는 BGM(배경음악)이 됐다"면서도 "시대의 흐름 때문이라지만, 분명 이를 뚫어낼 수 있는 음악도 있다. 발라드는 스탠더드처럼 죽 남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이어 "겨울에 나온 '보이지 않는 사랑'을 들으면 겨울이나 그 당시 사귄 사람이 생각난다는 이들이 많다"며 "발라드는 도드라지지 않을 뿐 꾸준히 나올 것이다. 역시 가을·겨울엔 발라드"라고 부연했습니다.

'감성 발라더' 정승환, 보컬 그룹 노을, 소울 감성 브라운아이드소울 등이 일제히 연말 컴백과 공연 소식을 전한 것도 이 같은 맥락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음원은 신호탄, 공연이 진수!

이번 귀환 러시에서 눈길을 끄는 지점은 모두 '공연'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입니다.

신승훈은 10년 만의 정규앨범을 곧바로 단독 콘서트로 연결하고요. 김건모와 이문세는 아예 전국 투어와 아레나 공연을 연말 활동의 핵심으로 내세웠죠. 임재범 역시 앨범과 함께 데뷔 40주년 투어를 준비합니다.

국내 음원 시장에서는 차트 상위권 순위가 쉽게 바뀌지 않는 고착화 현상이 잦아지면서 '콘크리트 차트'라는 용어도 자리 잡은 상황입니다. 충성 팬덤의 스트리밍, 대중적 인지도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칠 텐데요. 레전드 가수더라도 과거처럼 차트 상위권을 점령하기는 쉽지 않은 환경인 셈이죠.

공연 시장은 다릅니다. 세월이 흘러도 수십 년간 사랑받은 히트곡은 여전히 추억을 자극하고 관객은 세대를 넘어 함께 노래를 부릅니다. 공연사 입장에서도 이미 흥행력이 입증된 레퍼토리를 필두로 수요 예측에 용이하고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가 함께 공연장을 찾는 모습까지 더해지면서 공연장은 차트 성과와는 다른 방식으로 레전드들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능하죠.

이에 연말 공연 시장에서 레전드 가수들의 무대는 이미 하나의 관례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감성적인 발라드곡 한 소절이 절로 떠오르는 가을의 시작. '살아 있는 전설'들이 차례로 끌어낼 추억에 벌써 젖어 드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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