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조지아주에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체포됐다가 귀국한 한국인 노동자가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1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 응한 한 귀국자 A 씨는 자신이 B-1 상용비자를 소지하고 있었음에도 구금됐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건물 밖으로 나오라고 해서 여권과 비자 여부를 확인하더니, 물건을 압수하고 곧바로 수갑을 채워 호송 차량에 태웠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몇 명만 비자를 확인하고 나머지는 제대로 따지지도 않은 채 일괄적으로 가뒀다”고 덧붙였다.
구금 과정에서 ICE 요원들의 태도는 제각각이었다. A 씨는 “잘 대해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며 “물통에 거미 사체가 있어서 바꿔 달라고 하니 간수 중 한 명이 ‘이 물 마시면 스파이더맨 되는 거 아니냐’는 조롱성 발언을 했다”고 증언했다.
구속 상태는 열악했다. 그는 “허리에 쇠사슬을 두르고 수갑을 채워 팔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 채 호송됐다”며 “수감 시설은 전반적으로 열악했고 입소 절차나 인원 통제도 더뎌 답답했다”고 말했다.
또한, 구금 이후 외부와의 소통은 극도로 제한됐다. A 씨는 “며칠이 지나서야 대사관 신속대응팀이 들어와 상황을 설명했다”며 “그 전에는 CNN 뉴스가 사실상 유일한 정보 창구였다”고 전했다. 국제전화는 불가능했고 일부 제한된 통화만 허용돼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기조차 어려웠다고 한다.
귀국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그는 “새벽에 출발할 거라 했는데 아무 설명 없이 연기돼 아침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며 “결국 자진출국 서류에 서명한 뒤 귀국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A 씨는 “업무상 필요하다면 다시 미국에 갈 수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이번처럼 B-1 비자를 쓰고 나가라고 한다면 그건 힘들 것 같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