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광장_호사카 유지의 일본은 지금] 누가 차기 일본 총리 될까

입력 2025-09-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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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 유지 (세종대 대우교수, 정치학 전공)

결선투표시 의원 판단이 중요 변수
야당과 연립모색 가능후보 주목돼
결과따라 한일관계 중대기로 설듯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 자민당 총재에서 사임한다고 공표했다. 그 직전까지만 해도 이시바 총리는 사임에 반대했기 때문에 사임하지 않고 그대로 버틸 것이 아닌가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자민당 내에서 이시바 총리가 7월 20일 참의원(상원)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임해야 한다는 세력이 형성됐다. 이들은 총재 선거 조기 실시를 주장했다. 자민당 국회의원 295명과 도도부현 47개 지부 대표 47명, 합해서 342명 중 과반수인 172명 이상이 이에 찬성하면 결과적으로 이시바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자격은 상실된다.

이에 이시바 총리의 발표 전 자민당은 8일 의원총회를 개최, 총재 선거 실시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를 한다는 일정이 정해졌다.

이시바는 총리의 권한인 중의원(하원) 해산권을 행사하여 총선거에 돌입할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그는 2005년 실제로 해산과 총선을 실시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와 회식을 하면서 의견을 들었다. 그러므로 이시바 총리의 해산, 총선 노선은 확고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 카드에 겁을 먹은 자민당 내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이시바 총리를 비판하는 움직임이 확산됐다. 이것은 이시바 총리의 오산이었다. 자민당 내의 대립이 격화되자 6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과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이시바 총리를 만나 해산, 총선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 전 총리는 이시바, 고이즈미, 고노 다로 등의 후견인이므로 이시바 총리도 그의 말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고이즈미는 원래 이시바 총리의 사임에 반대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시바 총리가 자민당 내에서 자신을 밀어내려는 세력과 대립하는 방향을 선명히 한 후 태도를 바꿨다. 그는 스가 전 총리와 함께 이대로 가면 자민당이 분열될 우려가 있고 이것만큼은 피해야 한다고 호소해 이시바 총리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다음 날 이시바 총리가 사임을 발표한 것이다.

차기 자민당 총재선거가 내달 4일로 정해졌고 새로운 총재를 뽑기 위한 레이스가 시작되었다. 이번 선거는 소위 ‘풀스펙 총재 선거’라고 하여 자민당 의원 295명과 당원 약 100만 명의 투표로 실시된다. 당원 표는 의원 수 295표와 같은 표수로 환산되므로 결국 총 590표를 다투는 선거가 된다.

현재까지 입후보한 사람들은 모테기 도시미치 전 외무상,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 하야시 요시마사 현 관방장관,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상이고 고이즈미 농림수산상도 머지않아 입후보할 것으로 전해진다. 결과적으로 다섯 명의 후보자가 세 차례의 토론회를 거쳐 다음 달 투표일을 맞이한다.

현재 상황은 고이즈미, 다카이치, 하야시 세 후보의 경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적 인기가 있어서 당원 표에 강한 고이즈미, 역시 당원 표에 강한 다카이치, 안정적인 정치적 실력으로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이 있는 하야시 중 누가 자민당 총재가 될 것인지 토론회가 시작되면 좀 더 분명해질 것이다.

고이즈미는 1년 전 총재 선거 때도 그랬지만 토론할 실력 자체가 없다는 약점이 있다. 그러므로 현재 능력이 없는 고이즈미에게 절대 일본을 맡길 수 없다는 의견들이 인터넷 댓글로 상당히 많이 표출된 상태다. 토론회가 시작되면 그런 의견들이 더욱 많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 즉, 머릿속에 제대로 된 지식이 없다고 일컬어지는 것이 고이즈미의 최대의 약점이다.

다카이치는 ‘여성 아베 신조’라고 불릴 정도의 강경우파다. 국민적 인기도 있어 지난 총재 선거 때는 1차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었지만 노골적인 미국 측 반대와 ‘다카이치처럼 너무 오른쪽으로 가면 안 된다’는 의원들의 생각으로 결선투표에서 이시바에게 패했다. 이번에도 다카이치가 결선투표까지 간다고 해도 소거법으로 고이즈미나 하야시가 이길 가능성이 있다.

고이즈미와 다카이치가 인기가 있지만 각자 약점도 있는 상황에서 하야시 현 관방장관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하야시의 강점은 아소 다로, 아베, 기시다 후미오, 이시바 등 여러 내각에서 다양한 장관직을 지냈다는 점이다. 과거 문부과학상, 농림수산상상, 방위상, ‘오키나와 기지 부담 경감 담당 장관’, ‘납치 문제 담당 장관’ 등을 역임했다. 이에 국정과 외교 전반에 대해 각료로서 경험이 풍부한 하야시는 일본을 맡길 수 있는 인재라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총재 선거가 결선투표까지 가면 당원 표가 배제되고 의원 표 295표와 당 지부 표 47표 등 총 342표로 다투기 때문에 의원들의 판단이 중요한 변수가 된다.

자민당 총재가 돼도 총리로 취임하려면 국회에서 지명선거를 거쳐야 한다. 현재 여소야대 상황이어서 여권에서 총리를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야당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총재 후보 중 야당과의 연립을 모색할 수 있는 후보가 유력후보가 될 수 있다. 고이즈미는 일본유신회와 관계가 좋고 다카이치는 국민민주당과 관계가 양호하다. 하야시는 그런 관계가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관점에서도 총재 선거의 향방을 예측할 수 있다. 내달 4일 누가 자민당 총재가 될 것이고 이어지는 총리에 누가 취임할지 그 결과에 따라 한일 관계에 중대한 변수가 생길 수도 있어 우리는 일본 정계의 동향에서 눈을 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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