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의 카를로스 알카라스(22)가 또 한 번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다.
알카라스는 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이탈리아의 야닉 시너를 6-2, 3-6, 6-1, 6-4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알카라스는 개인 통산 여섯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며 US오픈 두 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알카라스는 경기 시작 직후부터 날카로운 포핸드와 강력한 리턴으로 상대를 흔들었다. 불과 9분 만에 첫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기선을 제압했고 1세트를 37분 만에 6-2로 마무리했다. 시너는 곧바로 반격에 나서 2세트에서 결정적인 브레이크를 잡아냈다. 알카라스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세트를 내준 순간이었다.
그러나 알카라스는 곧바로 흐름을 되찾았다. 3세트에서 연속 브레이크로 4-0까지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고, 묘기 같은 오버헤드 스매시로 관중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 장면은 이날 결승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며 시너의 추격 의지를 꺾는 계기가 됐다. 결국 6-1로 세트를 가져온 알카라스는 4세트에서도 흔들림 없는 플레이를 펼치며 2시간 42분 만에 승부를 끝냈다.
이번 결승은 두 선수의 15번째 맞대결이자 올해 세 번째 메이저 결승이었다. 2024년 이후 두 선수는 메이저 무대를 양분하며 8개의 그랜드슬램을 모두 가져갔다. 그러나 맞대결 전적에서는 알카라스가 뚜렷한 우위를 보였다. 이날 승리로 알카라스는 시너와의 최근 8경기에서 7승째를 올렸고 올해만 세 번의 메이저 결승에서 두 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알카라스는 이번 우승으로 남자 선수 중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메이저 6회 우승을 달성했다. 또한 하드코트(2회), 클레이코트(2회), 잔디코트(2회)에서 모두 메이저 다관왕을 기록하며 노박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 마츠 빌란더에 이어 네 번째로 ‘전 코트 석권자’ 반열에 올랐다. 9일 발표되는 세계 랭킹에서는 37번째 주차 1위 자리에 복귀해 2023년 9월 이후 2년 만에 정상에 선다.
결승전에는 세계적인 스타와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롤린 레빗 백악관 대변인, 팸 본디 법무장관 등과 함께 관중석 상단에 자리해 경기를 지켜보며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기 내내 박수로 호응하며 결승 분위기를 한층 달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