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베이조스·저커버그 재산 총 1조 달러
실리콘밸리 있는 캘리포니아주 255명 거주
은행·금융업 분야 부자가 가장 많아

2020년까지만 해도 1000명이 되지 않았던 미국 억만장자가 지난해 1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들이 보유한 자산 가치는 무려 5조7000억 달러(약 795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산관리사 알트라타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 억만장자가 1135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2020년 927명에서 불어난 수치다. 자산 가치는 약 5조7000억 달러로 지난해 29조 달러를 조금 웃돌았던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에 달했다.
가장 부유한 억만장자 100명의 자산은 3조8600억 달러로 전체 억만장자 자산의 절반이 넘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 세 사람이 가진 자산만 거의 1조 달러다.
성별로는 남자가 86%로 압도적이었다. 150여 명의 여자 억만장자 중에는 셀레나 고메스와 테일러 스위프트 등 미국 연예인도 여럿 포함됐다.
지역별로는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에만 255명이 거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시피주 리지랜드와 위스콘신주 워너키 같은 지역에도 억만장자가 이끄는 기업들이 포진했다. 이들 중 다수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같은 고급 지역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었고 노스캐롤라이나주 캐셔스 같은 곳에서도 모여 살고 있었다.

전부 자수성가한 것은 아니다. 억만장자 3분의 1은 재산 대부분이나 전부를 상속받았다. 5개 기업을 상속받은 억만장자 50명의 자산만 총 8300억 달러로, 전체의 약 15%를 차지했다. 30세 이하로 억만장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두 명에 불과했는데 모두 코크 가문이 운영하는 코크인더스트리 상속자들이다.
억만장자들은 2015년 이후 지금까지 약 1850억 달러를 공개적으로 기부했거나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이 지원하는 분야는 대개 교육과 의학 연구다. 10년 동안 두 분야에만 900억 달러가 기부됐다. 기부금 주요 수혜자 중에는 게이츠 재단과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존스홉킨스대 등이 포함됐다. 기부 덕분에 억만장자들은 언론의 자유나 반유대주의를 둘러싼 대학가 논쟁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고 WSJ는 설명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나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등 일부는 재산 상당 부분을 기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그러나 억만장자 중 4분의 1가량은 10년간 기부액이 100만 달러를 밑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부를 자신이 세우거나 관여하는 재단에 더 많이 하는 사례도 있다. 헤지펀드 거물 빌 애크먼은 여러 단체에 약 1억2000만 달러를 기부했지만, 아내와 함께 이사로 등록된 재단에는 13억6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게이츠는 2045년까지 자신의 재산 99%를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