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이끄는 상업고등학교 파워

입력 2009-08-25 08:36 수정 2009-08-2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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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화력·악바리 근성에 회계능력 겸비 CEO급 즐비

금융계 상업고등학교 출신 CEO들은 고교 시절부터 길러진 친화력과 근성에 회계능력을 겸비해 사회 진출 후 엘리트 인재로 거듭 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신한은행 수뇌부에 상고 출신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상고 출신이 갖는 이미지와 지금 세대가 느끼는 상고 출신의 의미는 차이가 있다. 과거 1970년 이전에 상고에 입학한 학생들은 대부분 ‘어려운 상황에서도 머리가 뛰어난 수재’들 이었다.

30여년이 지난 현재 이들 상고 졸업 엘리트들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상고를 나온 전·현직 대통령들이다.

한 상고 출신의 금융계 인사는 “가난한 수재들이 많다 보니 학구열이 대단했다”면서 “취업반과 대학 진학반을 따로 운영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금융계에서 상고 출신 엘리트는 어떤 인물들이 있을까. 살펴본 결과 상업학교의 특성상 재계·금융계 경력을 가진 인사가 다수를 이뤘다.

금융그룹의 최고 수장이 상고 출신인 경우는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70·선린상고)을 꼽을 수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금융권에서도 상고출신들이 많기로 유명한데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에 이어 세번째 상고 출신 행장이다.

라응찬 회장은 선린상고, 신상훈 사장은 군산상고, 이백순 행장은 덕수상고 출신이다. 이재우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군산상고 출신이다.

이휴원 굿모닝신한증권 사장은 포항동지상고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고교 후배이기도 하다.

현재 현역들이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학교는 113년 전통의 부산상업고등학교다. 증권업계의 ‘맏형’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64년 부산상고 졸업 동기 동창들이다.

이장호 부산은행장은 65년에 졸업했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1년 선배이기도 하다. 김수룡(57·부산상고) 도이치뱅크코리아 회장은 70년에 졸업해 위에 언급한 선배들보다 비교적 젊은 편에 속한다.

상고 출신으로 입신양명(立身揚名)에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상고 출신 엘리트의 첫 번째 성공 요인으로 우선 ‘강한 성취동기’를 꼽았다.

좋은 집안에서 유복하게 성장기를 보낸 사람에 비해 비교적 어려운 환경에서 자신 스스로가 해처 나가야 했던 악착같은 투쟁심이 많이 생성됐다고 설명했다.

또 ‘상대적으로 넓은 경험의 폭’도 거론됐다. 책만 파고든 인문계 고등학교 출신에 비해 경험의 폭이 넓어 계급 상승 와중에 상대적으로 친화력을 잘 발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상고출신들의 성공의 비결에 처세에 관한것 만 있는 게 아니다. 그들이 청소년기에 습득한 회계학적 소양의 중요성을 꼽는 사람도 있었다.

상고 출신들은 기본적으로 회계학의 기초가 다져진 사람들로 회계 수칙을 알고 그 응용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고 시절에 배양된 이런 회계 능력이 사회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요한 밑거름이 되었을 것으로 설명했다.

앞서 거론된 상고 출신들은 과거에 이미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친화력’, ‘쉽게 포기하지 않는 근성’, ‘조직을 장악하는 회계 능력’ 등을 체득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대한민국 금융계를 선도하고 있는 엘리트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그러면 지금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상고 출신의 전성시대는 언제까지 갈까. 전문가들은 “사회 각 분야에서 상고 출신이 대거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지금이 거의 마지막 단계”라고 입을 모았다.

80년대 들어 대졸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처럼 상고에 뛰어난 인재가 몰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당수 상업고등학교들도 이미 일반계 학교로 전환했다. 은행에서 고졸 출신을 초급 행원으로 뽑은 것은 98년이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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