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권력 AI 알고리즘] 경제 패권 흔든다

입력 2025-09-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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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결정 핵심 메커니즘 자리매김
산업 넘어 소비자 선택마저 좌우

주식 알고리즘 거래 年14% 성장
가짜뉴스에 美시총 급등락 소동도
전문가 “사회질서 재편 권력 부상”

"우리의 자녀는 우리와 반대되는 가치와 이익을 추구하는
적국의 알고리즘에 지배되는 행성에서 살지 않을 것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23일 워싱턴DC에서 열린 'AI 경쟁 승리 서밋' 행사에 던진 이 발언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가진 힘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AI가 국가 주권과 경제 패권은 물론 매일 듣는 음악부터 드라마, 쇼핑, 투표 등 일상의 의사결정까지 좌우하는 권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AI 알고리즘은 이제 전 세계 경제의 중추적 의사결정 메커니즘이 됐다. 과거에는 자본·노동·자원·기술이 경쟁 우위를 갈랐지만 지금은 누가 더 정교한 알고리즘을 지배하느냐가 승패를 가른다. 금융을 넘어 무역·산업, 소비자의 취향과 여론 형성까지 알고리즘의 계산 결과가 곧 선택과 결정이 되는 시대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금융시장에서 나타난다. 전 세계 증권 시장은 이미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HFT)가 시장 구조의 주도권을 장악했다. 사람이 직접 거래하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달리, HFT는 컴퓨터가 나노초(10억분의 1초) 단위로 1초당 수백만 건의 거래를 처리한다. 미세한 가격 변동을 실시간 포착해 차익을 남기는 구조다.

월가를 비롯한 선진국 증시에서는 이미 일일 거래량의 60% 이상이 HFT로 이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은 알고리즘 거래 규모가 2021년 160억 달러(약 22조2736억 원)에서 2031년 600억 달러(약 83조5260억 원)로 연평균 1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역시 대체거래소(ATS) 출범과 AI 확산으로 고빈도 매매가 급증했다. HFT 거래 규모는 2023년 1647조 원에서 2024년 2072조 원으로 26% 늘었고 전체 거래 비중도 29%에서 37%로 치솟았다.

실제 미국 월가에서는 4월 ‘관세 90일 유예’ 가짜뉴스가 퍼지자 헤드라인 분석 알고리즘과 HFT 수급이 동시에 작동하며 시장이 순식간에 뒤흔들렸다. 급락 출발이던 3대 지수는 10분 남짓한 사이 급반등했고 나스닥은 장중 저점 대비 10% 이상 급등, 다우는 저점 대비 고점까지 2595포인트로 사상 최대 일중 변동 폭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잘못된 정보에 의한 소동으로 이날 오전 장중 2조4000억 달러(3500조 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순식간에 불어났다가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알고리즘이 실물과 금융 전반의 가격 형성을 좌우하는 시대의 단면을 드러낸 사건이다.

이 같은 흐름은 금융을 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알고리즘이 사회 질서 전반을 재편하는 권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뿐만 아니라 포털, 이커머스,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도 알고리즘은 이미 보이지 않는 손처럼 작동하며 소비자의 의사결정을 지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특정 국가에 불리한 선택을 유도하는 알고리즘이 설계된다면 이는 곧 국익에 반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결국 알고리즘을 선점하려는 국가 차원의 경쟁이 불가피하고 동시에 특정 대기업과 플랫폼 같은 빅테크가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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