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7월까지 국내 자동차산업은 개별소비세 인하, 전기차 보급 확대 등의 영향으로 내수는 증가(3.7%)한 반면, 미국의 자동차 관세 25% 인상과 전기차 생산 현지화 등으로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2.6%)하면서 생산도 감소(-0.4%)를 기록했다. 연간으로는 내수가 전년대비 1.5% 늘고 수출은 -4.8%, 생산은 -2.6%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자동차산업의 대외 여건은 녹록지 않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자국산업 보호주의 강화로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으며,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산업 분야에서 중국이 급성장하여 세계 최대의 생산·수출국이 되었다.
또한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캐즘 현상으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2022년 64% 증가한 이후 2023년 26%, 2024년 12%로 증가율이 감소하고 있으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판매 성장률은 2024년 -1%를 기록했다.
자동차산업의 경쟁 구도는 미래차 경쟁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업체간의 합종연횡을 통해 얼마나 잘 대응해 나가는가에 달려있다. 우리나라 미래차 경쟁력 수준은 미국과 중국에 비해 다소 열위에 있다. 중국이 전 세계 전기동력차(PHEV 포함)의 67%를 점유하고 운전자 개입이 필요없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는 미국 구글, 중국 바이두 등 일부 기업이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우리 자동차산업이 미국, 중국 등 주요국가와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현재의 어려운 위기를 잘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이고 전방위적인 대책방안이 필요하다.
첫째, 미래차 산업의 국내 경쟁력 기반을 확고히 구축해야 한다. 내수 활성화를 위해 노후차 교체 시 개별소비세 70% 감면을 재도입하고, 국가전략기술 활용 제품에 ‘국내생산촉진세제’를 신설해야 한다. 인공지능(AI), 로봇 등 응용기술을 국가전략기술에 포함해 시설투자 세액 공제를 확대하고, 산업용 전기요금 특례를 적용해 생산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
둘째, 탄소중립 목표인 무공해차 450만 대 보급을 위해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확대하고, 충전요금 할인,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허용 등 소비자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 또한 수소화물차 구매보조금 전액 국비 지원, 대용량 수소충전소 구축, 이동형 수소충전소 보조금 신설로 수소차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셋째, 미국 통상질서 변화에 대응해 중소 부품업체의 원가 부담과 수출물량 감소를 완화하기 위해 긴급경영 지원자금을 확대하고, 신용도가 낮은 기업도 대출 한도와 보증료율을 상향해야 한다. 미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동남아, 중동 등 신흥 시장으로 수출 다변화도 추진해야 한다.
넷째,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해 비식별 영상정보 활용 요건을 현실화해 규제를 완화하고, 로보택시 등 레벨4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제작 및 안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AI와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 양성을 위해 스마트팩토리 고도화 프로그램과 미래차 특화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신설해야 한다.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자동차산업은 미국의 고율 관세, 중국 자동차 기업의 부상, 자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이다. 따라서 국가 제조업의 근간인 자동차산업의 생태계를 유지하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민관 협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