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풍경] 카테콜라민

입력 2025-08-1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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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철 안산유소아청소년과 원장

등산을 하다 뱀을 만났을 때, 혹은 거리를 걸어가는데 흉기를 든 사람이 나에게 달려들 때, 우리 몸은 순간적으로 깜짝 놀라고, 방어자세를 취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빨라지고, 등줄기에 식은땀이 나고, 팔과 다리에 힘이 들어가거나 후들거리게 된다. 곧바로 맞서 싸울지 도망갈지를 결정한다(fight or flight 반응).

이런 일련의 반응들은 카테콜라민이란 호르몬이 순간적으로 대량 방출돼 나타나는 현상(catecholamine surge)이다. 카테콜라민은 혈압 심박수 심박출량 증가, 기관지확장 호흡수 증가, 혈당을 올리고, 주의력과 각성상태를 높여주고, 근육수축을 강화시킨다. 위급한 상황에서는 당장 필요 없는 소화기능 배설기능은 억제한다.

이 호르몬은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는데 꼭 필요한 것으로 아침에 증가해 낮 동안 활동을 잘 하게 해주고 저녁에 낮아져 휴식을 취하게 하는 일정한 리듬이 있다. 이를 생체리듬(Circadian rhythm)이라 한다. 이 리듬이 깨지면 다시 말해 다양한 원인에 의해 스트레스 상태가 지속되면 카테콜라민도 높은 상태로 있게 되고, 그러면 우리 몸은 편히 쉬지를 못하고 긴장 상태를, 더 나아가 언제든지 싸울 수 있는 전투준비 태세를 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고혈압 당뇨병을 비롯한 대사이상 질환 위장장애 불면증 면역력저하 등이 많아질 뿐만 아니라, 그런 사회에는 여유가 없고, 옳고 그름이 사라지고, 나만 살고 보자는 투쟁만 남을 뿐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건강을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의 건강까지 포함하는 이유고, 나라의 행복지수가 국민총생산(GNP)에 정비례하지 않는 이유다.

하루 속히 거리에서, 회사 앞에서 어지러운 깃발과 구호가 사라져 편안한 사회가 되고, 이에 따라 카테콜라민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낮아져 건강과 행복을 되찾아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유인철 안산유소아청소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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