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오픈AI와 공동 개발한 협업 결과물 발표⋯"B2C AI 서비스 시장 선점 자신감"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비판을 받아온 카카오가 비핵심 계열사 매각과 정리 작업에 속도를 내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외형 확장에서 벗어나 조직 구조를 슬림화하고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여 신뢰 회복과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 모습이다.
18일 카카오에 따르면 국내 계열사 수는 2년 만에 22% 넘게 줄었다. 2023년 상반기 기준 146개로 정점을 찍었던 계열사 수는 2024년 상반기 125개, 하반기 119개로 감소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113개까지 내려왔다. 불과 2년 만에 33개 계열사가 사라지면서 카카오의 체질 개선이 속도감 있게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사회적 신뢰 위기를 겪은 이후 김범수 창업자가 “뼈를 깎는 쇄신”을 선언하며 윤리·준법 경영 강화와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에 나선 흐름과 맞닿아 있다. 당시 김 창업자는 “지금 카카오는 기존 경영방식으로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위기 의식을 갖고 있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히 빠르게 점검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경영시스템을 갖출 때까지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를 천명했다. 이후 카카오는 지주회사 차원의 거버넌스 투명성 강화와 윤리 경영 체계 확립 작업을 병행하며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에 주력해왔다.
특히 지난해 3월 취임한 정신아 대표는 카카오톡과 인공지능(AI)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고 이와 연관성이 부족한 사업을 비핵심으로 분류하고 효율화에 속도를 냈다. 그 결과 불과 1년여 만에 계열사 수가 두 자릿수 줄어드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문어발 확장 논란에서 벗어나 일정 부분 신뢰를 회복한 카카오는 이제부터 카카오톡과 AI를 앞세운 사업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는 9월부터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을 단행할 계획이다. 기존의 메신저 기능을 넘어 콘텐츠를 발견하고 관계 기반의 소셜 기능까지 포괄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예정이다. 이번 개편을 통해 늘어난 이용자 트래픽이 광고·커머스 등으로 직결돼 매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AI 분야에서도 카카오는 AI 시장 후발주자로 불리지만 ‘카카오톡’이라는 압도적 플랫폼과 오픈AI 협업을 통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 카카오는 내달 경기 용인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전사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 카카오(if kakao)’를 열고, 오픈AI와 협업해 개발한 AI 에이전트를 처음 공개한다. 이는 지난 2월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이후 선보이는 첫 공동 성과물로 카카오톡을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와 연결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정 대표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부터는 글로벌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AI 서비스와 국내에서 가장 압도적인 모바일 플랫폼이 만나 빠르게 한국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AI 서비스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