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유통·소비 아우르는 교육 뒤따라야

디지털공간 확충…접근성 높이고
기술·예술 융합교육 과정 준비를
최근 미국에서 통과된 지니어스법(GENIUS Act)은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토큰)와 블록체인 기반 예술 생태계 전반에 명확한 법적, 기술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글로벌 표준 형성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스테이블코인 정책 속보가 연일 이어지면서, 코인 산업과 디지털 아트 관련 논의가 예술 교육의 근간을 새롭게 흔들고 있다.
NFT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가상의 토큰을 말한다. 그림·영상 같은 디지털 파일을 나타내는 주소를 토큰 안에 담아 고유한 원본 및 소유권을 보장하는, 일종의 가상 진품 증명서라고 할 수 있다.
지니어스법은 NFT 예술 시장의 저작권 보호, 거래 투명성, 기술 구현 기준을 강화해 창작자와 교육기관 모두에게 구체적인 역할을 요구한다.
상원 통과 당시 개발자와 기업에는 컴플라이언스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개발 등 심화된 기술과 법률 지식이 요구됐고, 이는 예술 교육 현장에도 법률 및 기술 융합 교육 필요성을 각인시켰다. 한국 또한 NFT를 활용한 예술 교육의 법적, 윤리적 기준 마련과 실전 중심 프로그램 구축이 절실하다.
과거 예술교육이 기술적 기법 전수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디지털 생태계에서 창작물 발행과 유통까지 아우르는 교육이 필요하다. 블록체인의 소유권 명확성, 투명한 거래 구조는 예술가의 창작물 가치를 장기적으로 보존하는 핵심 장치다. 이에 따라 NFT 아트 교육은 정책적 준비와 커리큘럼 개편이 시급하다.
예술가의 역할은 더 이상 물리적 매체에 한정되지 않는다. 블록체인 발행, 스마트 콘트랙트 기반 거래 자동화, 글로벌 실시간 소통 등 창작 생태계를 확장하는 능력이 필수다. NFT 아트 교육은 단순 미술 기술 습득을 넘어 디지털 자산 이해, 문화적 감수성, 시각문화 교육을 통합해야 한다. 실제로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AR(augmented reality·증강현실), 메타버스 앱을 활용한 NFT 프로젝트 수업이 진행되며, 교과융합형 미디어 아트로 확장되고 있다.
NFT는 학습 이력 관리와 인증에도 활용된다. 미국의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하버드 대학들은 블록체인 기반 졸업장 발급을 시행했고, 국내 대학도 디지털 배지 시스템을 도입했다. 학력, 성과 인증, 저작권 보호에 NFT를 적용하면 교육 시스템 붕괴 상황에서도 학습 증빙과 평생학습이 가능하다.
따라서 초·중·고 교육과정에는 블록체인 예술 연구와 실습을 전공 필수로 편성해야 한다. 전통 미술 수업에서도 스마트 콘트랙트 작성, NFT 민팅(디지털자산의 NFT화) 실험을 포함하고, 디지털 드로잉, 3D 모델링, 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 도구 활용을 정규 교과로 도입해야 한다. 해외 일부 예술학교처럼 학생이 학기 중 프로젝트를 NFT 마켓에 출품, 판매하는 실습을 필수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예술가 대상 프로그램은 스마트 콘트랙트 실습, NFT 생성 및 유통 플로 체험, 저작권과 공정 거래 윤리 교육을 중심으로 구성해야 한다. K아트 생태계에서는 공공 미술관을 연계한 NFT 전시·교육 프로젝트, 디지털 영재 발굴 지원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예술대학과 공학부 및 블록체인 기업이 공동 운영하는 디지털 아트 융합 연구실 신설이 필요하다. 학생은 이 공간에서 이론과 현장 기술을 동시에 습득하고, 결과물을 NFT 플랫폼에 등록, 판매하며, 해외 전시와 경매 기회를 경험할 수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는 NFT 기술 표준(BIP, EIP 등) 기여 경험과 블록체인 테스트베드 실습 환경이 제공되어야 한다.
미술교육 현장에서는 NFT 아트의 시각문화적 성격과 디지털 저작권 쟁점에 대한 비판적 사고 훈련을 병행해야 한다.
교사 및 교수진 구성도 재편이 필요하다. 국내외 디지털 아티스트, 소셜 토큰 제작자, 메타버스 전시 기획자 등 현장 전문가를 초빙해 최신 동향과 실전 경험을 공유하고, 졸업생 예술가를 멘토로 참여시켜 네트워크와 실무 감각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신진 예술가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지원이 필요하다. 디지털 예술 프로젝트 전용 기금 마련, 블록체인 기반 실험 예술 지원, 민간 매칭 펀딩 도입 등으로 초기 비용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 수도권 중심의 메타버스 전시관·디지털 스튜디오를 지방에도 확충해 지역 예술인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평생교육 측면에서는 활동 중인 예술가 대상 단기 재교육 과정이 필요하다. 저작권, 세무, 계약 등 법과 제도 교육, 암호화폐 규제, 보안 동향 안내, NFT 거래 위험 사례 교육을 포함해 실무 방어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예술 교육의 본질은 창작 철학과 표현 세계의 확장에 있다. 블록체인은 예술가에게 새로운 도구와 시장을 제공하지만, 진정한 가치는 기술이 아니라 메시지와 교감에 달려 있다.
NFT 아트 교육 정책은 NFT 기술과 예술 융합 교육과정 표준화 및 교원 연수 강화, NFT 학습이력 인증제와 저작권 플랫폼 연계, 예술가 실전 역량 중심 현장 체험과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그리고 블록체인 기반 교육·예술 서비스 테스트베드 및 혁신 챌린지 지원으로 요약된다.
기술 역량, 커뮤니티 거버넌스, 다국어 지원, 투명한 소통 체계가 갖춰질 때, 한국 예술 교육은 디지털 전환 시대에 걸맞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미래 예술시장의 주도권은 창작자 중심의 생태계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행동하는 전문가가 차지하게 될 것이다.
이상아트 대표이사·백남준포럼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