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5월 방문한 중동 재방문 꺼려
젤렌스키는 회담 참가하지 않아
러 휴전 요구 조건 돈바스 철군도 거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양국은 애초 회담 장소를 정하는 데 애를 먹었다. 2023년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전쟁범죄 혐의로 영장을 발부한 상황에서 회담 장소로 적합한 곳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부는 영장 탓에 유럽행을 꺼렸고 냉전 시절부터 양국 정상 회담장으로 쓰였던 제네바마저 거부했다. 대신 푸틴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를 “완전히 적합한” 장소로 언급했지만,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절했다. 5월 방문 이후 다시 중동으로의 긴 여정을 피하고 싶어 했다는 게 관계자들 설명이다.
막판까지 친러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이 총리로 있는 헝가리와 미국이 회담지로 놓였고 최종적으로 알래스카가 선정됐다. 알래스카는 한때 러시아제국 영토였다가 지금은 미국의 영토가 된 역사를 가진 곳이다.
알래스카에서도 앵커리지와 페어뱅크스, 주노 등이 언급됐지만, 여름철을 맞아 관광객이 붐비는 상황을 고려해 가장 보안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앵커리지 기지가 낙점됐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초대와 관련한 취재진 물음에 “그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그가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많은 회의에 참석했다”며 “알다시피 그는 3년 반을 거기(회의)에 있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돈바스 영토를 포기하면 휴전하겠다는 러시아 정부 제안을 거절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에 돈바스는 향후 새로운 공세를 위한 발판”이라며 “만약 우리가 스스로 떠나거나 압박받아 떠나게 된다면 우린 (2014년, 2022년에 이어) 세 번째 전쟁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는 조국을 내어줄 권리가 없으므로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돈바스를 떠나면 우리의 요새, 우리의 지형, 우리가 장악하고 있는 고지들을 통해 러시아는 공세를 준비할 교두보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