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인천 미추홀구 한 신축 아파트·오피스텔 단지에서 ‘혹파리’가 발견돼 입주민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혹파리는 농작물 피해로 잘 알려진 해충이지만 주거지에서도 특정 환경이 형성되면 번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혹파리(파리목 혹파리과, Cecidomyiidae)는 몸길이 1~3㎜의 작은 곤충으로 날개와 몸에 미세한 털이 나 있다. 야외에서는 주로 식물 줄기나 잎, 꽃 등에 알을 낳고 부화한 애벌레가 식물 조직을 자극해 ‘혹(gall)’을 만들며 성장한다. 이 혹 속에서 애벌레가 영양분을 흡수하면서 작물 생육에 피해를 주는 것이 특징이다.
주거지에서 혹파리가 나타나는 경우는 주로 고온다습한 환경과 곰팡이가 맞물렸을 때다. 애벌레가 곰팡이를 먹이로 삼기 때문에 붙박이 가구 뒷면, 벽·바닥 틈새, 습기 찬 목재나 석고보드 등 곰팡이가 서식하는 곳에서 번식할 수 있다. 생활사 주기가 짧아 수 주 내에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방제의 어려움이다.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곰팡이 제거와 통풍·환기 강화, 습기 차단, 발생 초기 성충 포획(끈끈이 트랩), 필요 시 전문 방역과 약제 처리 등이 필요하다.
이번 인천 사례에서, 해당 단지는 올해 1월 입주를 시작했으며 아파트와 오피스텔 각 900여 세대, 총 1800여 세대로 구성됐다. 4월부터 주방·화장대 붙박이 가구에 곰팡이가 피고 거실·안방 창틀 등에서 혹파리 사체가 발견됐다는 민원이 이어졌다. 시공사에 접수된 혹파리 관련 민원은 144건, 피해 세대는 35가구에 달한다.
입주민들은 시공사가 초기에는 ‘혹파리가 아니다’라고 부인하다 뒤늦게 인정했으며, 방역과 가구 필름 교체 조치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시공사 측은 “원인 파악에 시간이 걸려 불편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전문업체 방역으로 효과가 확인돼 가구 교체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