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7일)은 '입추(立秋)'다. 24절기 중 13번째 절기로 여름이 물러가고 가을이 시작된다는 뜻을 지닌다. 말복과 겹치거나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체감상 가장 더운 시기이기도 하지만 절기상으론 ‘가을의 문턱’에 해당한다.
‘입추’는 ‘설 립(立)’에 ‘가을 추(秋)’ 자를 써서, 문자 그대로 ‘가을이 들어선다’는 뜻이다. 태양의 황경이 135도에 도달할 때로 양력으로는 대개 8월 7일이나 8일 무렵이다. 대서와 처서 사이에 있으며 이날을 기점으로 절기상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시작된다. 이때부터 입동 전까지를 가을로 본다.
하지만 입추가 가을 날씨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아직은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계속되는 시기다. 실제로 기상청은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특히 남부지방에는 시간당 30~50mm의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라·경상권과 제주도에는 최대 120mm 이상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온은 아침 최저 22~27도, 낮 최고 28~34도로 무더위가 계속되겠다. 서울과 대구는 각각 32도, 33도로 예보됐고 밤사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열대야 현상도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예부터 입추는 농촌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로 여겨졌다. 조선 시대에는 입추에 날씨를 보고 그해 풍흉을 점쳤는데 ‘하늘이 맑으면 풍년이 들고 많은 비가 내리면 벼가 상한다’고 여겼다. ‘천둥이 치면 수확량이 줄고 지진이 나면 다음 해 봄에 가축이 죽는다’고도 점쳤다.
또한 입추는 김장용 무와 배추를 심는 시기다. 이 무렵이면 김매기를 마무리하며 농촌도 조금씩 한가해지기 시작한다.
고려시대에는 입추 무렵까지 백성들이 조정에 얼음을 진상했고 관리들에게 하루 휴가를 줬다. 조선시대에는 입추가 지나 비가 계속되면 비를 멎게 해달라는 ‘기청제(祈晴祭)’를 올리는 풍습도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