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기존 제품의 한계를 극복한 탈모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미충족 수요가 큰 이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신약을 배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널리 쓰이는 탈모 치료제는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등의 성분으로, 증상을 늦추는 효과만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복용을 중단하면 모발이 감소해 평생 복용해야 하는 부담이 있으며, 우울감 및 성기능 부작용 이슈도 해소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탈모 신약에 대한 수요가 크지만, 아직까지 두각을 드러내는 후보물질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국내 기업들 가운데 프롬바이오, 올릭스, JW중외제약 등이 탈모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해 동물실험과 1상 등 초기 단계에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프롬바이오는 최근 모유두유사세포(dADSCs)를 활용한 탈모치료제의 비임상 유효성 시험에서 유의한 발모 촉진 효과와 초기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시험계획승인(IND) 신청을 위한 자료 확보에 나섰다.
비임상시험은 면역결핍 마우스 모델의 피부에 해당 세포를 단회 피내 주입한 후 발모 과정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자연 유래 모유두세포를 웃도는 발모 유도 효과가 나타났으며, 모낭 수와 밀도 측면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증가가 확인됐다.
프롬바이오는 일반독성시험, 종양원성시험, 체내분포시험 등 추가 안전성 평가를 단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또한 차바이오텍의 자회사 마티카바이오랩스와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통해 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GMP) 기반의 임상용 세포 생산 체계를 구축한 상태다.
올릭스는 짧은간섭리보핵산(siRNA) 기반 탈모치료제 ‘OLX104C’에 대해 유럽 특허청(EPO)으로부터 물질특허 등록 결정을 받았다. 올릭스는 해당 물질에 대해 한국, 미국, 일본, 중국, 캐나다에서도 특허 등록을 완료한 바 있다.
OLX104C는 올릭스가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원천기술인 자가전달비대칭siRNA플랫폼(cp-asiRNA)을 기반으로 개발된 안드로겐성 탈모 치료제다. 탈모를 유발하는 안드로겐 수용체(AR) 발현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올릭스는 올해 1월 호주에서 1a상 임상시험을 통해 OLX104C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했다. 또한 5월에는 호주 인체연구 윤리위원회(HREC)로부터 1b·2a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고 연구 개시를 앞두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신약 연구센터에서 윈트(Wnt) 신호전달경로 활성화를 통해 모낭 증식과 모발 재생을 촉진시키는 혁신신약 후보물질 JW0061를 개발 중이다. 전임상 단계에 있으며, 국내를 비롯해 러시아, 호주, 일본,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등에서 특허 등록을 완료한 상태다.
Wnt 신호전달경로는 배아 발생 과정에서 피부 발달과 모낭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피부 줄기세포가 모낭 줄기세포로 변해 모낭으로 분화하는 데 필요하다. JW0061은 피부와 모낭 줄기세포에 있는 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해 모낭 증식과 모발 재생을 촉진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전 세계의 탈모 관련 시장 규모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복합 성장률(CAGR) 8.7%를 기록해 160억2000만 달러(22조2501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