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의 눈] 2개월째 멈춰선 금융안정 TF

입력 2025-07-27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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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현 부국장 겸 채권금리전문기자

장기·고정금리 활성화를 위한 논의가 태스크포스(TF) 첫 회의(Kick off·킥오프)만 하고 2개월째 멈춰 서 있다. 앞서 5월30일 금융위원회 주재로 금융감독원, 금융연구원, 은행연합회, 주택금융공사, 국민·신한·하나은행 등 금융당국과 유관기관, 시중은행이 참석한 킥오프가 있었다. 애초 킥오프 이후엔 6월부터 9월까지 매월 2회씩 정기회의를 갖고 10월에 회의결과 수렴 및 결과 보고까지 할 예정이었다. 또, 논의 내용은 5월 금융연구원에 발주한 ‘장기·고정금리 활성화 연구용역’에 반영키로 했었다.

장기·고정금리 활성화 시급한데

우리는 2022년 말 일명 레고랜드 사태와 2023년 초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대표되는 대내외 금융위기를 겪은 바 있다. 국내 금융권은 변동금리대출과 예·적금 금리 상승, 1·2금융권 간 수신경쟁에 따른 머니무브(자금이동), 1금융권의 은행채 발행과 저축은행·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급증 등 홍역을 앓았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급격한 정책금리 인상이 어떻게 유동성 위기로 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또, 소수 정책결정자의 실수가 얼마나 많은 뒷감당을 하게 할 수 있는지, 전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이라고 믿었던 미국채가 얼마나 안전하지 않은지를 알게 해 준 교훈도 얻을 수 있었다.

최근 대내외 경제·금융 상황이 녹록지 않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 올린 관세전쟁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면서 미국에서는 미국채 30년물 금리가 한때 시장이 주시하는 수준인 5%를 돌파하기도 했고, 미국과 관세협상을 마친 일본에서는 일본채 10년물 금리가 1.6%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책금리 인하기임에도 불구하고 채권 금리가 예년만큼 쉽게 떨어지지 않는 분위기다.

여기에 가상자산의 일종인 스테이블코인 시대가 바싹 다가오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안인 일명 지니어스(GENIUS)법에 서명했고,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법안 발의가 임박한 상황이다. 내재가치가 없어 투자 내지 투기 수단으로 변질된 비트코인과 달리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기반의 경우 1코인에 1달러로 고정시킬 예정이어서 사실상 화폐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경없는 결제·익명성 등을 감안하면 기업과 거액자산가 등의 예금이 금융권에서 대거 유출될 수 있다.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뒷전’ 신세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향후 은행 위기가 부실 채권 등 자산 쪽에서 오는게 아니라 머니무브나 뱅크런(예금인출) 같은 부채 쪽에서 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금융권은 요구불예금과 예대마진에 지나치게 의존해 금리 상승 때 예금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리며 2금융권의 조달 비용을 급증시키고 시스템 리스크를 키우는 경향을 보여왔다. 자산을 활용한 자금조달 비중이 낮아 유동성·금리 리스크에도 취약하다.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은행권만 920조 원이 넘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유동화를 통해 자금조달 방식의 다변화를 꾀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여기에는 금리 상승기는 물론 하락기에도 통할 수 있는 방안까지 고민해야 한다.

그 고민의 단초가 바로 장기·고정금리 활성화 TF다. 현재 금융감독체계 개편이라는 이슈에 뒷전으로 밀린 분위기이지만, 작금의 대내외 경제·금융상황을 고려한다면 사안의 중대성만큼은 금융안정 측면에서 되레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할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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