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요타바이트(YB)의 시대다. 잠시 스마트폰을 만지며 아무 생각없이 몇 초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나 유튜브 영상을 보는 사이 우리는 셰익스피어의 희곡과 시를 모두 합한 데이터(5M바이트)를 사용하게 된다. 전 세계에서 연간 생성 또는 소비되는 데이터 양 또는 인터넷 트래픽이 제타바이트(ZB)를 넘어선 것이 이미 10년 전이다. 당시에도 가까운 미래에 요타바이트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 예측되었으나 그 사이 생성형 인공지능의 보급은 좀더 빨리 그리고 강력히 우리를 거대 데이터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다.
일반적인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메모리 용량으로 인지할 수 있는 기가바이트(GB)로 환산하면, 1ZB는 1조GB이고 1YB는 1000조GB이다. 외장형 하드디스크로 테라바이트 제품을 구입할까 하다 관뒀던 필자의 입장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크기이다.
통계분석의 대가이자 사상가인 바츨라프 스밀은 저서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에서 지나치게 많은 정보가 지나치게 빨리 증가하고 있음을 숫자로 나타내고 있다. 5000년 전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점토판에 적힌 내용은 수백 바이트 정도이고, 로마시대 부유한 원로들의 서고에 보관된 정보는 100 메가바이트 정도였는데, 이제는 연간 1인당 정보 생성량이 몇십조GB에 다다르고 있다니, 저자의 말처럼 정보를 평가하거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되묻게 된다.
역설적으로 정보가 넘쳐나기에 ‘가치’ 있는 유용한 정보를 얻는 데는 훨씬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특허도 마찬가지이다. 기술의 세부 트렌드, 경쟁사의 출원 전략, 블루오션 기술영역을 식별하려면, 매년 수백만 건씩 생겨나는 특허 문서를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이 필수적이다.
가치 있는 특허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키워드 검색이나 전문가의 직관만으로는 부족하고, 기술 및 시장 통찰력이 수반된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 활용이 필요한 것이다.
즉, 대량의 접근 용이한 특허 정보를 ‘선택하고, 해석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곧 기업의 미래를 좌우한다 할 수 있다. 유용한 특허 정보에 기반한 △핵심 기술을 중심으로 한 선제적 특허 확보, △경쟁사 특허의 위크 포인트를 공략하는 차별화된 포트폴리오 전략 수립, △분석 결과를 연구개발(R&D)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체계 구축은, 우리 기업의 글로벌 역량을 증폭시키는 부스터로 역할을 할 것이다.
나아가 요타바이트 시대, 쏟아지는 정보의 파도 속에서 특허라는 등대가 우리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정확히 비출 수 있도록, 우리 사회는 고도화된 특허정보 활용 시스템을 갖춰나가고 특허의 가치를 존중하는 인식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아이피리본(IP RIBBON) 대표/변리사 김세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