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물가 견조에 금리인하 기대↓
관세 변수 해소 시 달러 더 뛸 수도
유로 가치는 하반기 약세 전망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1.6% 상승했다. 올들어 매달 하락했던 달러인덱스는 올해 첫 월간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달러인덱스는 미국발 관세 전쟁이 경제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해임 압박, 급증하는 국가부채에 대한 불안감 등에 상반기 10.8% 떨어지면서 52년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놓고 여러 차례 파월 의장을 비난하고 후임자를 물색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달러 약세를 점치는 전망도 커졌다.
그러나 최근 강력한 경제지표들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연준의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고 달러 가치도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달 초 미 노동부가 발표한 6월 비농업 일자리 수는 전월 대비 14만7000명 증가해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4.2%에서 4.1%로 낮아졌다. 또 지난주 미시간대가 집계한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61.8을 기록해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올라 전망치 2.6%를 웃돌았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완전한 고용과 물가 안정을 모두 잡겠다는 연준으로서는 고용이 탄탄한 상황에서 물가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된 것이다.
리 하드먼 MUFG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은 우려했던 것보다 잘 버티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비판에도 연준은 금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 트레이더들은 이달 초만 해도 연말까지 2~3회의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제는 1~2회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FT는 “내달 초 트럼프 정부가 고율의 관세 부과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일시적으로 달러 가치가 급락할 것”이라며 “그러나 그 이후에는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고 전했다. 플라비오 피게이레도 씨티은행 외환 책임자는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의 안개가 몇 달 동안 걷히면 시장은 미국 감세와 기타 정책의 도움을 받아 경제 성장에 더 집중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모든 것이 미국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달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유로 가치는 하반기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3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유로에 대한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다. CME그룹의 파생상품에서 이달 ‘유로 풋옵션(달러 대비 유로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옵션)’ 거래량은 콜옵션을 웃돌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