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철임에도 폭염과 열대야가 동시에 이어지고 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를 완전히 뒤덮은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는 6월 역대 최고 기온이 잇따라 경신되고 강릉 등 일부 지역에선 밤 최저기온이 30도 이상인 ‘초열대야’ 현상까지 나타났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남서쪽에서 확장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덥고 습한 공기가 계속 유입되고 있다. 장맛비를 부르는 정체전선이 한반도 북쪽으로 밀려 올라가면서 실질적인 장마의 효과 없이 한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중이다. 이번 주 까지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한반도에 계속해서 뜨거운 바람이 유입되면서 현재 기압계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기온은 이미 6월 최고치를 여러 지역에서 갈아치웠다. 부산은 지난달 30일 일평균 기온이 26.2도를 기록하며 1904년 관측 이래 가장 더운 6월 하루로 기록됐다. 대구는 30.7도로 1907년 이래 가장 높은 6월 평균 기온을 나타냈다. 강릉(31.9도), 전주(29.5도), 포항(31.6도), 문경(28.1도) 등 전국 59개 기상관측소에서 지난달 28~30일 사이 6월 일평균 기온 최고 기록이 새로 쓰였다. 서울 역시 지난달 30일 일 최저기온이 25.6도로 6월 기준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열대야 현상도 빠르게 확산 중이다. 열대야는 밤사이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현상으로 30도 이상일 경우 ‘초열대야’로 불린다. 전날 강원 강릉은 밤 최저기온이 30.3도에 달하며 이틀 연속 초열대야가 나타났다. 삼척(28.2도), 양양(27.7도), 동해(26.4도), 속초(26.2도), 고성(25.9도)도 열대야 기준을 웃돌았다. 내륙인 철원도 25.3도를 기록했고, 춘천(24.4도)과 원주(24.8도)도 근접한 수치를 보였다.
폭염이 일찍 찾아오면서 건강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사흘 동안 온열질환자는 150명에 달하며 1일 하루에만 45명이 병원을 찾았다. 전남에선 이틀간 61개 축산농가에서 가축 3만여 마리가 폐사했다.
기상청은 “당분간 최고 체감 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오르는 지역이 많아 매우 무덥겠고, 밤에도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겠다”며 “야외 활동이 많은 이들과 폭염 취약계층은 건강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