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AI 강국을 위한 한국 반도체의 길

입력 2025-06-25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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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의 글로벌 리더지만,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인 시스템 반도체와 팹리스 분야에서는 뒤처져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 3%, 팹리스 1%에 불과한 현실은 우리 AI 산업의 취약점을 드러낸다. 이재명 정부의 100조 원 AI 투자 약속은 기회지만, 전략적 실행이 필요하다.

국내 팹리스 산업은 영세성과 구조적 제약으로 고전 중이다. 한국의 팹리스 기업은 현재 약 140개 업체에 불과하다. 글로벌 상위 10위에 한국 기업은 없다. 평균 매출은 글로벌 경쟁사의 10분의 1 수준이고, 자본과 인재 부족으로 AI 칩 같은 첨단 설계는 꿈도 못 꾼다.

공공파운드리 설립해 게임체인저 노려야

팹리스 육성의 핵심은 공공파운드리다. 중소기업은 고가의 파운드리 서비스를 감당할 수 없다. 공공파운드리는 MPW(멀티프로젝트웨이퍼) 서비스로 설계 비용을 낮추고, PDK(공정 설계 키트)와 검증된 IP(지식재산권)를 제공해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한국도 정부 주도로 공공파운드리를 설립하면 팹리스의 기술 개발과 시장 진입을 돕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점유율 62%)에 밀려 10% 이하의 점유율에 그치고 있다. TSMC는 수백 개 팹리스와 협업하며 IP를 축적, 설계 신뢰도를 높였다. 반면, 삼성은 자사 시스템LSI와 소수 고객(퀄컴, 엔비디아)에 의존하며 네트워크 효과를 내지 못했다. 대책으로 삼성은 국내 팹리스(LX세미콘, 리벨리온 등)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3nm·2nm 공정 수율을 개선해야 한다. TSMC처럼 설계 툴과 IP를 공유하는 오픈 플랫폼을 대폭적으로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국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20%의 수출 비중을 차지하며, 그중 메모리 반도체(70% 점유율)에서 독보적이다. 한국은 메모리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시스템 반도체 중심의 다변화로 글로벌 입지를 넓혀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100조 원 AI 투자는 인프라, 팹리스, 인재, 보안, 국제 협력에 균형 있게 배분해야 한다. 첫째, 서버와 GPU(그래픽처리장치) 팜 등 AI 인프라에 30%를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 둘째, 팹리스 육성에 30%를 투입, 공공파운드리와 R&D(연구개발) 지원으로 온디바이스 AI 칩 개발을 가속화해야 한다. 셋째, 20%로 대학과 협력해 연 1만 명의 AI·반도체 인재를 양성하고,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한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넷째, 10%로 AI 보안 기술을 개발, 중소기업의 보안 역량을 강화한다. 마지막으로 10%는 미국, 일본과의 기술 협력과 글로벌 표준 제정에 사용한다.

팹리스와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 시급

TSMC는 팹리스, EDA(전자 설계자동화) 툴, IP 제공업체와 협력하는 OIP(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으로 생태계를 구축했다. 우리도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협력해 공공파운드리 기반의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AI 반도체 스타트업에 자금과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애플·엔비디아 같은 글로벌 팹리스와 협력해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이는 한국 팹리스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AI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팹리스와 시스템 반도체의 경쟁력 강화가 필수다. 공공파운드리 설립, 삼성전자의 기술·고객 다변화, 100조 원의 전략적 투자, OIP 구축은 이를 위한 필수 과제다. 장기 생태계를 조성한다면, 한국은 AI 반도체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지금이 그 전환의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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