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기업과도 협력 추진…최대 700억~800억 원 소요

"5년 안에 우리나라 자체 기술로 만든 우주망원경 발사하겠습니다. 우주망원경을 천문연구원만의 독자적인 브랜드로 발전시켜 지속가능한 우주경제 기반을 만들겠습니다."
10일 박장현 천문연구원장은 서울 종로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박 원장은 "우주망원경은 우리 천문연만의 독자적인 브랜드로 발전을 좀 시키려고 하고 있다"면서 "적어도 국내 기술의 70% 이상을 적용한 국내 기술 기반 우주 망원경 프로젝트를 향후 주력 프로젝트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자 우주망원경에는 최소 500억 원에서 최대 700억~800억 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천문연은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를 목표로 우주망원경 프로젝트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다. 박 원장은 "K-DRIFT 1세대 기반으로 기술적으로 타당성을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학회 쪽에서도 어떤 우주망원경이 발사됐으면 좋겠는지 연구하고 있고, 천문연 내부에서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로드맵이 빠른 시간 내에 나올 거 같다"면서 "우주청과 지속해서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K-DRIFT는 2021년 국내 순수 기술로 개발한 광학망원경이다. 보름달 약 100개를 한 번에 관측할 수 있는 전천 망원경으로, 2대를 칠레 엘소스 천문대에 설치했으며 올해 하반기 중 첫 이미지를 공개할 예정이다.
천문연은 우주망원경 프로젝트를 위해 민간 기업과의 협력도 모색하고 있다. 그는 "여러 기업을 찾아보고 있는데 말씀드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기술 검증이 아직 끝나지는 않았고, 구체적인 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레벨에서 파트너들 많이 찾아야 해 그쪽에 역량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위성 발사, 우주 수송뿐 아니라 독자적인 우주 망원경 사업이 역시 민간 우주 시대를 대비한 산업 기반 마련에 중요한 역할을 할 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들이 다 짜 놓은 판에 들어가서 논문 몇 편 쓰고 데이터 사용하는 것과 저희가 밑바닥부터 디자인해서 나가는 건 차원이 다르다"면서 "국제 협력이라는 건 일회성이라 연결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주는 미래 먹거리 문제가 아니라 전략적인 (국가)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하며, "미국 안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우주 위협의 핵심이 되는 국가로 중국, 러시아,북한, 이란, 인도까지 5개 나라를 꼽는데, 우리 주변국 모두 우주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문연은 우주항공청의 임무와 조직 체계에 상응해 총 6개 본부(연구부문 4개 본부, 정책전략부문 1개 본부, 경영부문 1개 본부)를 중심으로 조직 체계를 개편했다. 박 원장은 "우주탐사본부는 미국 고다드 스페이스 플라이트 센터를 모델로 삼았는데, 대부분 천문 관련된 우주탐사 허블우주·제임스웹 우주망원경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우리도 지금은 본부이지만, 더 커나가면 독립적인 연구소로 나아가는 모델을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 원장은 "기재부에서 연구 효율화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연구 기관으로서 순수한 연구도 있지만, 출연연으로서, 국가 필요로 하는 공공 정책 역할 등 국민 수요 부분도 균형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 역할을 확대해 국가 연구개발(R&D) 사업 수주 등 성과가 나올 수 있는 큰 프로젝트로 연구를 유도하고자 하는데, 연구원들과 소통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