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올해 처음 도입한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AIDT)의 서울지역 활용빈도가 5점 만점에 평균 2.08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현장에서는 “예산 투입에 비해 교육적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AIDT를 수업에 활용 중인 현장 교사 167명을 대상으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AIDT 현장 적합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AIDT를 수업 시간에 얼마나 활용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활용하지 않는다(1점)'는 응답이 77명, '거의 활용하지 않는다(2점)'는 응답이 42명으로, 전체의 과반이 수업 현장에서 AIDT를 실질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가끔 이용한다(3점) 21명 △자주 활용한다(4점) 12명 △매우 자주 활용한다(5점) 15명 순으로, 수업 활용도는 5점 만점에 평균 2.08점에 그쳤다.
‘AIDT가 학생 맞춤형 학습 지원 도구로서 역할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평균 응답 점수는 5점 만점에 1.89점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과반 이상이 ‘전혀 그렇지 않다(92명)’ 또는 ‘그렇지 않은 편이다(33명)’를 선택해, 교사 대다수는 AIDT가 학생 맞춤형 학습 지원 도구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AIDT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주요 이유로 △복잡한 로그인 절차 △별도의 조작 교육 필요 △무선 인터넷 환경의 불안정성으로 인한 접속 오류 △서책형 수업보다 학습 격차 심화 우려 등이 꼽혔다.
AI 기술의 활용도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일부 피드백 기능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콘텐츠가 기존 교과서를 단순히 PPT 형식으로 전환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AIDT의 1권당 평균 구독료는 5만 1000원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따르면, 시도교육청들은 AIDT 관련 예산으로 총 1602억 5980만 2000원을 편성했다. 해당 예산에는 AIDT 구독료·무선인터넷망 구축 비용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실제 수업 활용도는 평균 2.08점에 불과해, 예산 낭비 문제가 심각하다는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교사들은 설문을 통해 “AIDT는 구독료에 비해 기능이 너무 떨어진다”,“시중에 나와 있는 다양한 AI 도구를 교사가 수업 목적에 따라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서울교사노조는 "AI를 교육에 도입하려면 교사의 전문성과 수업 자율성을 기반으로, 수업 상황에 맞는 도구를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일방적이고 획일적인 AIDT 중심 정책은 교육 효과도 낮고, 막대한 예산 낭비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교육현장의 실제 요구를 반영해 교육부의 AI 정책 기조를 전면적으로 재정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