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미국 출신 교황이 선출된 가운데, 교황이 과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민정책을 비판했던 이력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 선출 소식을 환영했지만, 향후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어떤 관계가 설정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교황 레오 14세는 지난 2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칼럼 하나를 게재했다. 해당 칼럼은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을 옹호하면서 가족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라는 기독교 교리를 인용한 것을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당시 교황은 칼럼을 공유하며 “밴스는 틀렸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을 순위로 매기라고 요구하지 않으셨다”고 지적했다. 약 열흘 뒤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민자 추방과 관련해 미국 주교들에게 보낸 서한과 관련한 기사를 게재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잘못됐다는 점을 상기했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교황의 비판은 1기 행정부 시절에도 있었다. 2015년 7월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수사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티모시 돌란 뉴욕 추기경의 글을 게시했다. 3년 후에는 “이민자 자녀와 부모를 분리하는 정책은 기독교적, 미국적, 도덕적으로 전혀 옹호할 수 없다”는 블레이즈 쿠피치 시카고 추기경의 글을 게시했다.
이러한 행보는 최근까지 이어졌다. 지난달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의 반이민 행보를 지적하는 가톨릭 비평가의 논평이 담긴 게시물을 재게시했다.
NYT는 "해당 엑스 계정이 교황이 직접 운영하는 계정인지 직원이 운영하는 계정인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교황과 연관된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와 연동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프레보스트 추기경께 교황으로 선출된 것을 축하드린다”며 “이분이 최초의 미국인 교황이라는 것을 알게 돼 큰 영광”이라고 적었다. 이어 “레오 14세 교황을 뵙기를 고대한다”며 “매우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