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반사 이익… KT로 향한 고객 149.3% 증가

유심 해킹 사태 여파로 4월 한 달 SK텔레콤을 떠난 고객이 23만 700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대비 87%, 지난해 동월 대비 91.7% 늘어난 수치다.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4월 SKT에서 다른 통신사로 이동한 고객은 23만 7001명으로 나타났다. SKT를 떠난 고객들이 가장 많이 향한 통신사는 KT였다. KT로 이동한 가입자는 9만5953명,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는 8만 600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대비 각각 149.3%, 85.2% 증가한 수치이다.
알뜰폰으로 이동한 고객은 5만 5043명으로, 지난달 1만 3790명 대비 33.4% 늘었다. 4월에는 알뜰폰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고객들도 21만 536명으로, 지난달 대비 26.4% 증가했다. SKT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이용자들의 이탈로 풀이된다.
4월 전체 통신 시장 번호 이동 건수도 69만954건으로 지난달 대비 31.4% 늘었다. 번호 이동 건수가 60만 건을 돌파한 건 8년 만에 처음이다. 단통법 시행 이후 통신 시장 경쟁이 둔화하면서 그간 번호이동 건수는 40만~50만 건 수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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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흐름은 SKT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 지도에 따라 신규 가입자 모집을 일시 중단하면서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SKT는 늦어도 5일부터 원활한 유심 교체를 위해 전국 2600여 개 T월드 매장에서 신규 가입 및 번호 이동 모집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오랫동안 공고히 해 온 SKT의 1위 사업자 지위가 흔들릴 수도 있다고 관측한다. 통신 업계에 따르면 전날인 1일에도 SKT에서는 가입자 3만8716명이 빠져나갔다. KT와 LG유플러스에 새로 가입한 사람은 2만2000여 명, 1만8000여 명이었다.
유영상 SKT CEO 이날 설명회에서 “이번 사고 수습 과정에서 불안과 불편함을 겪고 계신 고객분들과 사회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SKT는 앞으로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 고객 보호와 피해 예방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