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특수교육 학생 흉기 난동…교육계 “재발 방지 대책 세워야”[종합 2보]

입력 2025-04-2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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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 고등학교서 흉기 휘둘러 3명 중상·3명 경상
교원단체 "흉기 사용 폭력, 교사 지원만으로 대응 못 해"

▲28일 충북 청주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흉기를 휘두른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현장 수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충북 청주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흉기를 휘두른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현장 수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 교실 등에서 특수교육대상 학생이 흉기를 휘둘러 6명을 다치게 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교원단체들이 재발 방지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28일 교육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6분께 청주시 흥덕구 한 고등학교 교실과 복도에서 특수교육대상 2학년 학생 A 군이 흉기로 난동을 벌였다.

이 사고로 이 학교 교장과 환경실무사, 주무관 등 교직원 3명이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다행히 이들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교직원 1명도 경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범행 직후 도주하던 A 군과 마주친 행인 2명도 다쳤다.

A 군은 범행 직후 인근 저수지에 뛰어들었다가 구조돼 살인미수 혐의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A 군의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범행 동기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해당 학생은 일반학급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특수교육대상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A 군은 이날 오전 특수학급 교실에서 이성 문제를 상담하던 중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관할 교육청인 충북도교육청은 이날 관련 브리핑에서 "피해자가 조속히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건영 충북교육청 교육감은 "관련 피해를 입으신 분들과 충격을 받은 모든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충북교육청은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한 사안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건을 인지한 순간부터 교육청 및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의 빠른 안정과 사후대응을 위해 공동 협력하고 있으며 경찰 및 소방관계자 등과도 긴밀히 협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충북교육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교 내 안전망을 재점검하고 학교 구성원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사건 발생 직후 임시 휴교를 고려했으나 1학기 중간고사 일정 등을 고려해 휴교는 하지 않기로 했다.

교육계는 이번 사건으로 학교 구성원 안전에 커다란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특수교육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나 편견이 심어지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충북지부는 "이번 사건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피해를 당한 모든 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교육활동 중인 교원에 대한 안전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충북교육청을 비롯한 관계 기관이 빠르고 정확하게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도 입장문을 통해 “그간 장애학생의 도전행동에 대해서는 교사의 행동지원을 통한 교육적 변화 모색이 강조됐지만, 흉기를 사용하는 심각한 폭력행위는 행동지원만으로 대응할 수 없다”며 “장애와 폭력은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신의학적 치료가 요구되는 폭력 행위에 대해서는 위기관리 대상자로 분류하고, 보호자가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설 수 있도록 교육당국이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모든 학교 구성원의 안전을 위해 특수교육 대상 학생에게도 학생생활지도고시와 학생분리지도법이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특수학급 소속 학생이 관계됐다는 점에서 과거 유사한 사례들과 비교되고 있다.

2023년 서울 서이초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 교권 보호 및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특수학급 교육 현장의 교사들도 악성 민원에 시달린다는 증언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실제로 당시 자신을 수도권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초등교사라고 소개한 B 씨는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저도 예전에 만삭일 때 배를 막 발로 차이고 침을 뱉는 아이들을 경험한 적이 있다”며 “그 아이가 특수학급 아이다 보니 ‘선생님이 이해하고 넘어가라’고 해 사과를 못 받고 그냥 덮은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1월에는 경도의 지적 장애를 앓는 C 군이 다니던 학교에서 특수학급으로 분류돼 분노를 느끼던 중 교사와 언쟁을 벌인 것은 물론 흉기를 챙겨 교실에서도 휴대하고 다닌 것으로 파악된 사건도 있었다.

한편 2023년 전국특수교사노조에서 특수교사 29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의성은 없지만 본인이나 상대방을 해칠 수 있는 장애학생의 ‘도전행동’으로 다친 경험이 있다고 답한 교사의 비율은 89%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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