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뉴 패러다임…노화도 치료한다 [노화치료 혁명①]

입력 2025-05-13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본 기사는 (2025-05-12 18:1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국내 학계 ‘노화 역전’ 연구 도전 속속…글로벌 빅테크도 ‘노화 치료’ 분야 대규모 투자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노화 기전 규명이나 세포를 젊게 유지하는 ‘항노화’와 ‘역노화’에 바이오업계의 관심이 쏠리면서 노화를 멈추거나 되돌리는 기술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다. 아직 상용화한 기술은 뚜렷하게 없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며 노화를 피할 수 있는 기적의 신약이 등장할지 주목된다.

1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외 산업계와 학계에서 노화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 연구가 한창이다. 국내에서는 정부가 학계를 지원하며 역노화 연구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기업과 산업계의 공동 연구와 투자도 활성화하면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8년 생물학적 노화 현상을 병리학화하고 질병 확장코드 XT9T를 부여했다. 이를 계기로 전 세계적인 노화 관련 바이오 기술 연구가 대폭 활성화했다. 국내에서도 2022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연구 지원 사업인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에 ‘노화 역전(reverse aging)’이 지원대상 신규테마로 선정된 바 있다.

김동익 삼성서울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지난해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의 연구책임자로 선정돼, 노화 역전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김 교수 연구팀은 노화 역전을 유도하는 약물과 노화 진단 및 노화 역전 치료 효과 판정 키트, 생물학적 나이 측정 프로그램(BACP) 등을 개발해 노화 역전 분야에서 세계 최초 또는 세계 최고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적혈구의 노화를 개선하기 위해 적혈구의 전구세포인 조혈모줄기세포에서 노화 역전의 가능성을 찾고 있다.

김 교수와 함께 연구에 참여하는 박기동 아주대학교 분자과학기술학과 교수 연구팀(오동환 연구원)은 ‘노화 주기 모사를 위한 인간 모사 병체결합 칩의 미세환경 구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진은 생리활성물질 방출 제어형 하이드로젤을 이용해 정밀 노화 주기 제어용 온칩(on-chip) 미세환경을 구현하고, 향후 세포의 역노화 가능성을 탐색할 계획이다. 특정 질환을 타겟으로 하는 노화 연구에서 더욱 확대해, 전신 노화에 관한 연구를 시도한다는 목표다.

앞서 2020년에는 노화한 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기술도 국내에서 개발된 바 있다. 조광현 카이스트(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노화된 인간 진피 섬유아세포를 정상적인 젊은 세포로 되돌릴 수 있는 핵심 조절인자인 ‘PDK1’를 발견했다. 이후 실험에서 연구팀은 노화된 인간 진피 섬유아세포에서 PDK1을 억제했을 때 세포 노화 표지 인자들이 사라지고 주변 환경에 적절하게 반응하는 정상 세포 기능을 회복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해외에서는 IT 기업들이 항노화, 역노화 연구에 경쟁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아마존, 알파벳, 오픈AI 등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금을 투입하면서 신기술 연구에 속도를 붙이는 분위기다.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이미 노화가 진행된 세포를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역노화 기술을 개발 중인 ‘알토스랩스(Altos Labs)’에 투자했다. 알토스랩스는 세포 노화 역행을 매개할 수 있는 세포 재프로그래밍(re-programming) 연구를 토대로 세포건강(cell health), 세포 재생, 질병·부상·장애 치료 기술을 개발한다. 유도만능 줄기세포(iPSC)를 연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야마나카 신야(Shinya Yamanaka) 교토대 교수, 효소 유도진화(Directed evolution)를 연구해 노벨화학상을 받은 프랜시스 아널드(Frances Arnold) 캘리포니아공대 교수 등이 알토스랩스의 과학고문과 이사회에 참여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2013년부터 ‘칼리코 라이프사이언스(Calico Life Sciences)’를 설립하고 노화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칼리코는 구글의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연구에 활용한다. 칼리코는 2014년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애브비와 15억 달러(2조1577억 원) 규모의 연구개발(R&D) 계약을 맺고 암과 신경 퇴행을 비롯한 노화 관련 질환 치료제를 공동으로 개발 중이다. 양사는 2018년과 2021년 계약을 연장하면서 지속적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연구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오픈AI 창업자인 샘 올트먼은 ‘레트로바이오사이언스(Retro Biosciences)’에 약 1억8000만 달러(2588억 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는 인간 수명을 10년 연장한다는 목표로 2022년 설립된 생명공학 기업이다. 현재 인간 피부 세포를 줄기세포로 전환할 수 있는 네 가지 단백질 ‘야마나카(Yamanaka) 인자’에 연구를 집중하고 있다. 레트로바이오사이언스와 오픈AI는 소형언어모델(SLM)인 ‘GPT-4b 마이크로’도 개발해 실제 신기술 연구에 적용하고 있다.

역노화에 대한 국내외 산업계와 학계의 관심이 지속되는 만큼, 기업들의 투자는 향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항노화 치료제 시장은 2023년 약 6억8000만 달러(9778억 원)에서 연평균 17.5%로 성장해 오는 2031년 약 24억7000만 달러(3조5518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글로벌 청년실업] 세계 청년들의 좌절…일자리가 없다
  • “GPU 5만 장 확보” 현실성 있나…이재명式 AI 인프라 공약 뜯어보니 [위기의 대한민국, 이것만은 꼭]
  • '관세폭탄'에 美 재고 바닥⋯현대차ㆍ기아 차값 인상 불가피
  • 트럼프 “미국, 이스라엘-이란 분쟁 개입할 수도 있어”
  • 폭염에 폭우까지 오락가락…올여름 '장마 피해' 더 커질 수 있다고? [이슈크래커]
  • “메모리ㆍ기판 소비전력 낮춰라”⋯반도체 기업도 기술 개발 박차 [데이터센터 '양날의 검' 上]
  • 美서 힘 빠진 태양광, 소재ㆍ재활용 신사업 확장
  • ‘예스24’ 사태가 불러온 ‘디지털 소유권 환상론’…타 업계로도 번져 [이슈크래커]
  • 오늘의 상승종목

  • 06.1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49,161,000
    • +2.08%
    • 이더리움
    • 3,644,000
    • +3.32%
    • 비트코인 캐시
    • 641,000
    • -0.31%
    • 리플
    • 3,186
    • +6.09%
    • 솔라나
    • 217,600
    • +2.84%
    • 에이다
    • 900
    • +2.86%
    • 트론
    • 383
    • +1.32%
    • 스텔라루멘
    • 369
    • +3.65%
    • 비트코인에스브이
    • 43,820
    • +0.9%
    • 체인링크
    • 19,220
    • +5.32%
    • 샌드박스
    • 379
    • +4.4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