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상위국 수준 국내 총저축률에 속지 마라

입력 2009-08-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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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ㆍ정부부문 저축에 가려진 개인저축률 감소에 주목

지난해 우리나라의 총저축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선진국 가운데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개인저축률은 감소는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행은 5일 '저축률의 국제비교와 평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총저축률은 2008년 현재 30.7%로 주요 선진국의 국민소득 2만달러 당시와 비교해 볼 때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선진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 수준일 때 대부분 20% 내외의 총저축률을 기록했던 데 반해 우리나라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30%대의 높은 총저축률을 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총저축률이 주요국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비교적 완만한 하락세를 시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총저축률은 기업과 정부 부문의 저축 확대에 힘입은 결과일 뿐 우리나라의 개인 부문 저축률 하락은 현재 진행형인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 부문의 저축률은 지난 1980년대 후반 16.9%에서 최근에는 4.8%로 하락, 개인부문이 경제 전체의 저축률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고 한은은 밝혔다.

반면 기업 및 정부 부문의 저축률은 기업 이익 증가 및 사회보장 재원 확충 등으로 최근 1980년대 후반 수준을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개인저축률의 하락이 가계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쳐 장기적으로 가계 부채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점이다.

가계저축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씀씀이가 커지는 것에 비해 소득 증가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가계저축률 하락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가처분소득이 줄어드는 데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실물경기 침체로 소득 증가세가 둔해되는 반면 세금을 비롯한 주거비, 사교육비, 의료비와 대출이자 등에 대한 부담은 오히려 가중되다 보니 가계저축률은 계속 하락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유 상무는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가 장기화하면 가계를 중심으로 한 유동성 위기가 초래될 수 있고, 이는 신용관리 대상자 양산과 개인파산 문제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기송 KB국민은행연구소 연구위원은 "가계저축률 하락은 기업 투자와 국가 경제성장률 저하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가계저축률 감소는 개인 차원에서만 그치지 않는다"며 "이는 기업 투자 저하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경상수지에도 악영향을 미침으로써 결국 국가 경제성장률을 낮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따라서 개인소득 증가에 기초한 가계저축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통한 경제 활성화 대책이 근본적으로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은은 이러한 가계저축률 감소와 관련된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요국에 비해 총저축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투자재원 조달에 애로가 없는 상황이고 예비적 동기로 개인저축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큰 만큼 심각한 경제문제로 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

김민우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소득팀 과장은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경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예비적 동기에 의한 가계저축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우리나라도 지난 1분기중 가계수지 흑자율이 상승하는 등 주요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예비적 동기에 의한 개인저축률 상승이 예상된다"며 OECD 최근 연구 결과를 인용해 밝혔다.

즉, 우리나라의 총저축률은 주요국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투자재원의 자립에 문제가 없는 만큼 경제구조의 차이 등으로 나타나는 낮은 개인저축률에 대해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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