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의 신규 주택사업 중단이 1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향후 2~3년이 지나면 주택 일감 부족현상이 벌어지면서 인력감축을 고민해야 할 사태가 오지 않을까 고심에 빠지면서 '주택사업 부문을 위한 주택사업'도 마련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이 경우 주택공급 부진에 따른 집값 상승 가능성도 서서히 수면 위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사들이 1년이 넘게 새로운 주택사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청라지구 등 올 상반기 공급물량은 적지 않지만 이미 2~3년 전부터 준비된 사업일 뿐 새로 수주하는 사업이 전혀 없는 상태다.
실제로 삼성, 현대, 대우, GS, 대림 등 국내 5대 메이저 건설사들도 재개발, 재건축 외의 다른 주택사업은 2007년 이후 거의 수주 하지 못한 상태며, 업계 20~50위권의 중견업체들도 주택사업 신규 수주는 제로에 가까운 상황이다.
신규 주택사업 부진은 다름 아닌 미분양 때문. 주택공급 과잉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미분양 발생이 늘어난 2007년 이후 주택 공급 업체들은 신규 주택사업은 전면 중단한 채 미분양 해소에만 나서고 있는 상태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2007년 1건의 주택사업을 수주해 내년 쯤 분양할 예정이며, 지난해에는 자체 주택사업 수주는 중단한 채 토목사업이나 주공 아파트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며 "사실상 토목사업을 할 수 있는 건설사들은 대부분 주택사업 신규 수주를 중단한 상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주택사업은 통상 땅을 매입해 각종 허가 절차를 가진 뒤 분양에 이르기까지 길게는 5년 이상이 소요된다. 최근 들어 주택사업의 첫 단계라 볼 수 있는 설계가 뚝 끊긴 것이 바로 단적인 예다.
한 대형 설계업체 관계자는 "2007년 초반까지만 해도 아파트 단지 설계가 주요 업무였지만 1년이 넘게 아파트 설계 업무는 수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설계가 완전히 끝나야 약 3년 후 분양이 이루어짐을 감안할 때 2~3년 후 아파트 공급 수는 크게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곤란에 빠진 것은 각 건설사들의 주택사업 담당자들이다. 이들은 회사의 주택사업이 크게 줄어들면서 '눈칫밥'을 먹고 있는 상황이란 게 업계에서의 전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중견건설사들이나 주택전문업체의 주택사업 임원들의 경우 주택사업이 줄어들면서 회사를 떠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건설사 역시 일껏 키워놓은 주택사업 부문을 방치할 수는 없는 상황인 만큼 '주택사업을 위한 주택사업'을 추진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사업부문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주택사업을 추진해야한다"며 "이에 따라 최대한 미분양이 발생하지 않을 곳에서 주택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 회사의 전략"이라고 귀띰했다.
최근 김포한강신도시 Ab-11블록 9만3780㎡의 공동주택 용지를 매입한 삼성건설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국내 최대 주택공급업체인 삼성건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주택사업 궤도를 자체사업이 아닌 재건축, 재개발 등 도급사업으로 맞춰놓은 상태다.
실제로 삼성건설은 90년대 5대 신도시와 공모로 당첨된 동탄신도시 시범지구를 제외하곤 택지지구를 매입해 주택사업을 하는 경우가 없는 회사이기도 하다. 그런 삼성건설이 전례를 깨고 택지지구를 매입한 것은 바로 2년 이상 공급량이 줄어든 주택사업을 위해서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또 최근 삼성, 현대, GS, 대우 등 국내5대 메이저 건설사들이 모여 수주경쟁을 벌였던 김포한강신도시 Ac-11블록도 이 같은 주택사업에 대한 업계의 고민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 사업을 수주한 대림산업 컨소시엄은 대림산업 외에도 인기 브랜드로 꼽히는 쌍용건설도 포함돼 있어 주택사업을 향한 건설사들의 고민을 잘 드러나고 있다.
주택전문업체들의 고민은 한층 더 깊다. 한 주택전문 업체 관계자는 "그간 주택사업을 중단했던 대형사들이 다시 주택사업에 뛰어들면서 택지지구 등 분양성이 안전한 주택사업을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우수한 주택사업 분야 직원들이 일감이 없어 회사를 떠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해 이에 대한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