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 이르다'는데 왜 자꾸 거론되나?

입력 2009-07-2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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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기대와 인플레 우려 맞물린 결과

최근 경기 회복 기미가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시장내 '출구전략(Exit Strategy)'에 대한 논의가 재차 고조되는 모습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21일 첫 발간한 'KDI 포커스'의 첫번째 보고서인 '경제환경 변화와 정책방향'을 통해 위기 이후에 대비한 유동성 회수 전략대한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미국에서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월스트리트저널에 '연준의 출구전략'이라는 기고를 통해서 출구전략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은 현재 금리를 올리고 시중에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을 흡수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논할 단계는 아니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기가 점차 하강세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향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출구전략을 본격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 경기부양책을 통해 최근 경제 지표들이 개선되고 있지만 민간 부문의 회복은 더디게 이어지며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잔존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과잉유동성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지만 민간 신용으로 제대로 창출되지 않고 있으며 발표되는 물가지표 역시 하향 안정세를 지속중인 모습이라 인플레 압력은 제한적이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전날 미 하원에서 경제 회복을 위해 저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힌 점도 이러한 점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구전략 논의가 시장에서 꾸준히 거론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경제지표 개선과 경기침체가 마무리되고 있다는 인식, 이에 따른 인플레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더 높아졌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음.

즉, 최근의 출구전략 논의는 기본적으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는 시장의 목소리라는 분석이다. 금융시장과 중앙은행에 선제 대응을 주문한 것.

시장은 끊임없이 중앙은행에 경기와 물가에 대한 인식을 확인함으로써 통화정책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낮춰야 한다는 시그널을 당국에 보내고 있다.

중앙은행은 긍정적인 경기 인식을 보여주는 동시에 경기회복 기대를 이어가며 유동성 흡수 의지를 수시로 보여줌으로써 인플레 기대심리는 낮추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장과 당국의 의견 교환 과정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역시 우리 경제를 둘러싼 제반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출구전략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급격한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데 이견이 없다.

따라서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현 시점에서 금리 인상과 같은 본격적인 출구전략보다는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되,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간접적인 유동성 흡수 정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장 민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지난 상반기 국내경기가 여타 국가와 달리 빠르게 회복 국면에 진입할 수 있었던 주된 배경은 정책 효과에 기인한다"며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2분기 성장률까지는 양호한 모습을 보이겠지만 하반기에는 이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선제적인 긴축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도 "한국 경제가 대다수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빨리 경기 회복 국면으로 접어든 만큼, 시장이 위기 이후 정책방향을 먼저 고민하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나 당국이 시장 충격을 감안해 출구전략을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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