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톡!] 혁신 불균형 초래하는 IP 양극화

입력 2024-11-1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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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피리본(IP RIBBON) 대표·변리사 김세윤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한 양극화는 삶의 질 저하, 빈곤의 대물림, 심리적 문제와 같은 개인적 측면을 넘어, 경제 성장의 지표가 되는 중산층 붕괴에 따른 소비 및 투자 감소의 사회적 측면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대사회에서 양극화는 어느 한 분야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1923년 ‘기술적 실업’(technological unemployment)을 언급하기 훨씬 이전부터 기술 혁신으로 인한 인류 발전의 이면에는 실업과 불평등이 존재해 왔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이러한 불평등을 해결하고자 하는 제도적 개선 의지가 결여되었기에,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어 오늘날에도 최대 난제로 여겨지고 있다.

지식재산(IP) 분야 또한 예외가 아니다. IP가 기업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대기업은 충분한 자본과 인력으로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은 인프라 한계로 IP 확보와 보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록 중소기업의 전체 특허출원 비중이 2015년을 기점으로 대기업을 앞서고는 있으나, 우수특허 비율, 패밀리 특허 등 특허의 질적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에서는 대기업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또한, 2023년 상반기 기준으로 이차전지, 반도체 등 12대 국가핵심기술 분야는 대기업의 특허출원 수량이 압도적이라 할 수 있다.

20년 가까이 변리사로 일하면서 필자가 직접 경험한 안타까운 사례도 적지 않다. 중소기업이나 개인의 입장에서 쉽지 않은 많은 노력과 투자를 통해 IP를 확보하였음에도 시장 경쟁력 확보에 필요한 자본과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IP가 충분히 보호받지 못해 사업이 좌절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필자는 사업화 또는 투자 유치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비용 리스크가 상당하기에 특허출원을 재고할 것을 권하는 편이다.

IP 양극화는 기술과 혁신 생태계의 불균형을 초래한다. 대기업은 IP를 통해 경쟁 우위를 선점하여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IP 역량의 한계로 새로운 기술 개발의 기회가 제한됨에 따라, 사회 전체 혁신의 다양성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IP 양극화 완화를 위한 정부 등 기관의 정책적 개입이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균형 잡힌 IP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한다. 특히 현재 시행되는 IP 지원 사업에서 소외되는 기업들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 단지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지 않거나 매출 규모가 낮다는 이유로, 성과 위주의 평가에 밀려 기본적인 특허동향조사 지원조차 받기 어려운 기업들이 적지 않다는 현실을 정책 입안자들은 직시해야 한다. 상생을 이루는 IP 지원 체계가 구축될 때, 우리사회의 혁신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아이피리본(IP RIBBON) 대표·변리사 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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