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좀비기업 퇴로 열어야 상생의 길도 열린다

입력 2024-09-26 18:4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국내 한계기업을 적기에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경고음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6일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통해 사이렌을 울렸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곳을 말한다. 시장 경쟁에서 밀려 사실상 도태됐지만, 금융 지원 등으로 연명하는 존재다. ‘좀비기업’으로도 불린다.

좀비기업이 자연스럽게 청산되기는커녕 외려 늘어나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외감기업 2만8946개(대기업 5474개, 중소기업 2만3472개) 중 한계기업 비중은 16.4%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p) 상승했다. 금융권 차입금 비중도 부풀고 있다. 2022년 18.5%에서 지난해 26.0%로 7.5%p 올랐다. KDB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지난 10년간 2회 이상 한계기업은 5651개였다. 2016년 말 2493개에 비해 2배 이상 불어났다.

기업 성패가 정상적으로 갈리는 시장경제 체제라면 좀비기업이 창궐할 까닭이 없다. 어디서 뭐가 고장 나 이런지 더 늦기 전에 엄밀히 점검해야 한다. 한계기업 폐해는 한둘이 아니다. 생태계를 파괴하는 역기능부터 치명적이다. 정상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다. 한은에 따르면 업종 내 한계기업 비중이 10%p 상승할 경우 정상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과 총자산 영업이익률은 각각 2.04%p, 0.51%p 하락한다. 총자산 대비 영업 현금흐름 비율도 0.26%p 떨어진다. 평균 차입이자율은 0.11%p 상승했다. 한은은 “금융기관이 해당 업종 전반의 신용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해 리스크 프리미엄에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자리 창출과 투자도 저해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 결과 좀비기업 자산 비중이 10%p 증가할 경우 정상 기업의 고용증가율과 투자율은 각각 0.53%p, 0.18%p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좀비기업이 한정된 시장수요를 잠식하고 노동과 자본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는 탓이다. 그 존재만으로 막대한 피해를 주는 것이다.

자본시장을 어지럽혀 투자 심리가 움츠러들게 하는 해악도 크다. 보유 주식 처분을 위해 부정적인 내용의 공시를 늦추거나 허위·지연 공시를 일삼는 사례가 많다. 모집 금액 합계가 10억 원 미만 소액공모 상장법인 115개 중 절반이 한계기업으로 드러나 금융감독원이 최근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이런 시장을 믿고 위험을 감수할 투자자가 얼마나 되겠나.

금융시스템 부실 전이도 경계할 일이다. 한계기업 신용공여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이 125조3000억 원으로 가장 많다. 상호금융 13조1000억 원, 저축은행 3조9000억 원도 있다. 한계기업 연체율은 2020년 말 2.4%에서 올해 1분기 11.3%로 급등했다. 곳곳에 지뢰가 깔렸다는 뜻이다. 좀비기업 바이러스가 더 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강력한 구조조정만큼 확실한 처방은 없다. 한은은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을 고착화하는 문제를 해결해 성장과 혁신을 뒷받침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더 보태고 뺄 것이 없다. 상생의 길을 열려면 포퓰리즘 대응 유혹은 단호히 뿌리쳐야 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미국 중간선거, 7개 경합주가 운명 좌우
  • 단독 한미동맹 예산 걷어내고 中 '전략협력' 신설…비핵화 예산도 20% 삭감
  • AMRO, 韓 성장률 3.1→3.3% 상향…내년 2.2→2.7%
  • 현대차ㆍ기아, 美 3위 턱밑 추격⋯포드와 격차 불과 '1195대'
  • 강남보다 더 뛰는 ‘노도강’ 재산세…2030년 76% 늘어난다
  • 수변 품은 아파트 몸값 '쑥'⋯한강·호수 인접 단지 공급 잇따라
  • ‘AI 전도사’ 손정의도 경고⋯“초지능, 극도로 위험할 수도”
  • 고금리도 삼킨 AI 열풍⋯월가 랠리, 10년물 美국채 금리 6%가 ‘고비’
  • 오늘의 상승종목

  • 10.0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6,280,000
    • +0.55%
    • 이더리움
    • 3,672,000
    • +0.27%
    • 비트코인 캐시
    • 426,000
    • -1.53%
    • 리플
    • 2,041
    • +0.2%
    • 솔라나
    • 162,700
    • -1.51%
    • 에이다
    • 369
    • +10.48%
    • 트론
    • 454
    • -0.44%
    • 스텔라루멘
    • 299
    • +2.05%
    • 비트코인에스브이
    • 27,050
    • -0.26%
    • 체인링크
    • 19,000
    • -0.99%
    • 샌드박스
    • 96.5
    • -11.47%
* 24시간 변동률 기준

Web3 레이더

  • 주목 펀딩
    • 1 Ripple $500M
    • 2 World OTC $52.5M
    • 3 Morpho $175M
    • 4 Arc $222M
  • 인기 프로젝트
    • 1 Infinity Ground 인기지수 279
    • 2 zipcoin zk 인기지수 273
    • 3 Papertrade 인기지수 272
    • 4 Dolphin 인기지수 253
  • 토큰 언락 임박
    • HumidiFi $12.8M · 유통량 113% D-65
    • Capricorn $19.5M · 유통량 53% D-18
    • Scroll $2.5M · 유통량 51% D-17
    • DAOBase $580K · 유통량 43% D-13
Source fr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