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이익, 수급 세 박자가 고루 갖춰지며 단숨에 1000선에서 1400선까지 내달렸던 KOSPI가 두 달여 동안 1400선 주위만 맴돌고 있는 상황이다.
급기야 지난 주 국내증시는 조정의 흐름이 나타났는데 주간 기준으로는 3.3% 하락하며 1400선을 하향 이탈했다.
아울러 눈앞에 다가서 있는 60일선이 지지선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마저 자아내게 하고 있다. 이러한 시각을 이끈 배경에는 3無가 자리하고 있다.
첫째, 모멘텀이 없다? 시장이 단기간 빠르게 상승한 이후 횡보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상승을 지지할 만한 특별한 모멘텀이 없다는 것이 시장 참여자들로 하여금 불안감을 자극하기도 한다.
과거 학습의 경험상 이러한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될수록 작은 악재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증시의 흐름 또한 이와 비슷한 상황인데 현재는 모멘텀이 없다라는 표현 보다는 모멘텀 강도가 약화되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그 동안 국내증시에서 강한 모멘텀 역할을 했던 경기 회복 및 기업이익 개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소멸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와 5월 경기선행지수가 예상을 넘어 회복되는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국내 대표기업들의 이익 역시 개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 등은 이를 설명한다.
둘째, 주도세력이 없다? 지난 주 외국인투자자가 수급의 주도적인 역할에서 한 발 물러나면서 수급적인 측면에서 불균형이 초래됐다. 그 동안 지정학적 리스크를 비롯한 일련의 불확실성과 프로그램 매물 압박으로부터 방어하는 역할을 외국인이 상당부분 담당해 왔던 터라 이들의 수급공백은 지수의 조정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시장에서 외국인은 시장을 주도하는 세력으로 존재한다. 지난주 외국인의 시장 이탈은 부정적 시장관점에서의 매도 전략이라기 보다는 매수전략의 연장선상에서 나타난 속도 조절로 판단된다.
연속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수 있지만 우선 순매도 규모가 크지 않고, 순매도세 또한 최근 외국인투자자의 절대적인 매수, 매도 규모 면에서 살펴본다면 매도량 증가보다는 매수량 감소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주도주가 없다? 글로벌 경기의 회복 가능성과 향후 IT 업종의 이익 모멘텀이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IT 업종이 그간 시장의 상승을 주도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최근 이들 종목의 약세가 지속, 이후 시장의 주도주가 부각되지 않고 있다. 중요한 사실은 시장의 질적인 변화, 즉 유동성장세에서 향후 실적장세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IT 업종의 주도적인 역할에 대해 투자자들의 눈 높이가 상당히 높아져 있었다는 점이다.
이에 반해 최근 조정과정에서 IT가 향후 주도 업종이 될 것이라는 부분에 반론을 제기하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IT 기업들의 주가 상승이 이익 상향 조정 속도보다 빠르게 나타난 터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일부 IT 기업을 중심으로 모멘텀 정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한다.
결론적으로 다른 업종에 비해 선제적으로 나타난 IT의 주가조정은 기대치 조정과정에서 나타난 수급상 충격이 원인이라는 점인데 하반기 업종별 이익 모멘텀을 고려한다면 시장이 재상승하는 과정에서 관심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는 FOMC(23일, 24일)회의와 수급의 불균형 해소 여부다. 주요 국가별로 '출구 전략(exit strategy)'을 검토하는 논의가 시작되고 있지만 아직은 기존의 정책(양적완화) 변화를 기대하기 이른 상황이라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FOMC회의 보다 국내증시의 수급 변화가 더 큰 관심사가 될 수 있다.
수급의 불균형 해소 여부는 외국인보다 프로그램매매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시장 베이시스 하락과 이론 베이시스와 괴리로 프로그램 매물이 추가로 출회될 가능성은 있지만 매물압박이 크게 낮아졌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을 짓누르는 강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단언하기 쉽지 않지만 현재 시점부터는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베이시스 개선과 프로그램 매수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다시 말해 지난 주와 같은 수급상의 진공상태는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다.
수급 개선이 기대되지만 펀더멘털 모멘텀 강화에 대한 시장의 공감대가 형성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따라서 전략적으로는 철저하게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트레이딩 관점에서 대응하는 전략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유가를 비롯한 상품가격의 반등세 지속으로 모멘텀이 부각될 수 있는 에너지, 소재 섹터의 관심이 필요하다.
아울러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2분기부터 이익 모멘텀이 상대적으로 크게 부각될 수 있는 IT 섹터에 대해서는 주가 조정시 마다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