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앞둔 개미, 코스피는 ‘슈퍼 이탈세’ vs 해외 증시는 ‘슈퍼 이끌림’

입력 2024-04-29 16:02 수정 2024-04-2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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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국내외 주식 순매수 상위종목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개인 국내외 주식 순매수 상위종목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최근 직장인 개미 이 모 씨(30)는 그간 투자해온 국내 주식 손절을 고민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주식을 파는 게 손실을 최소화하는 길이라는 생각에서다. 이 씨의 증권계좌 속 국내 주식 8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총 –15.79%로, 65% 넘게 떨어진 종목도 있다. 반면 그간 투자해 온 미국 주식 5종목은 평균 7.46%의 수익을 내며 선방했다. 최근에 저점매수에 선공한 테슬라는 9.3% 수익을 냈다. 이 씨는 “환율 때문에 미국 주식도 부담되지만, 수익률을 보면 미국 증시에 집중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상승 동력을 잃은 국내 증시에서는 손을 떼는 대신 해외 주식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5월을 맞아 오래된 증시 격언처럼 ‘셀 인 메이(Sell in May)’의 법칙을 따르는 것이 수익률 방어에 도움이 될지 고민하고 있다.

“국내 증시 안 오르네”…짐 싸는 동학개미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올해 5조4728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장세를 이어가자,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는 이들이 늘어난 셈이다.

앞서 개인은 코스피 지수가 5% 넘게 올랐던 2월에만 8조 원 넘게 팔아치웠다. 이후 2600선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셀 인 메이’ 징크스 우려까지 겹치자 매도 우위 장세가 펼쳐진 것이다. 이날도 코스피지수는 2687.44에 장을 마감했고, 개인은 7000억 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최근 한달 간 개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현대차, 삼성전자, 기아, 삼성전자우, 금양, 현대로템 등 순이다. 삼성전자는 4월 중순까지만 해도 8만 원 선에 머무르며 ‘10만 전자’ 기대감이 있었지만, 다시 7만 원대에 주저앉자 매도세가 거세진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총선 이후 밸류업 정책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저 주가순자산비율(PBR)주로 꼽히는 이들 종목에 대한 투자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서학개미‧일학개미는 ‘사자’…증시 상승 기대감↑

반면 서학개미(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와 일학개미(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는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일본의 니케이 225지수가 연초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지만, 상승 기대감을 가지고 여전히 ‘사자’를 외치는 셈이다.

이날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709억7834만 달러로 집계됐다. 아직 2분기지만,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대 규모다.

순매수 상위 종목에서는 서학개미의 여전한 ‘테슬라 사랑’이 두드러졌다. 올해 3억6124만 달러 순매수하며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 1위를 차지해서다.

뒤이어 반도체주 상승에 베팅하는 격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상장지수펀드(ETF)’(SOXL)와 나스닥 상승에 베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의 순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사실상 미국 증시 상승에 베팅하는 셈으로, 국내 증시의 이탈세와 대조적이다. 1분기 실적 발표 시즌 미국 기업들이 호실적을 공개하면서 미국 증시의 하방을 제한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증시도 마찬가지다. 일본 주식 보관 금액은 40억130만 달러로, 미국 주식과 같이 2011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일학개미는 미국채 ETF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순매수세 1‧2위를 차지한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채 엔화 헤지 ETF’와 ‘아이셰어즈 7~10년 미국채 엔화 헤지 ETF’가 대표적이다. 해당 ETF는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면 시세 차익뿐 아니라 엔화 환차익도 얻을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이외에도 일학개미들은 일본 반도체주를 긍정적으로 보고 도쿄일렉트론과 토와, 레이저테크 등을 많이 순매수했다.

‘셀 인 메이’의 계절…5월 증시 향방은

다만 국내 증시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증시 또한 소폭 조정을 겪은 만큼, 투자 격언처럼 5월에 파는 게 답일까.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올해 반등 가능성을 전망하는 분위기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현재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5배로, 탑다운(Top Down) 불안감과는 달리 기업실적은 착실히 개선 중”이라며 “통계적으로 4월에 하락하면 7월까지 상승 흐름이 진행됐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한다”고 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에 대해 “1분기 어닝시즌이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실적 기대감이 부각될 것”이라며 “현재 1분기 S&P500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0.5%로, 3월 말(3.4%)보다 소폭 하향 조정돼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나타나고 있는 어닝시즌의 특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어닝시즌 진입 전 하향 조정됐던 실적 추정치가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급격하게 상향 조정되는 양상을 띨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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