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잇단 회사채 발행..'자금 확보' 나섰다

입력 2009-06-16 14:23 수정 2009-06-1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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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낮을 때 최대한 '현금 마련'..당분간 지속될 전망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시도가 연일 계속되면서 금융시장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시장 금리 상승기 본격 진입에 대비해 가능하면 낮은 금리로 충분한 운영자금을 조달하려는 의도라는게 금융시장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아울러 국내외 금융시장내 인플레 우려가 촉발되는 상황 속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조기 인상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회사채 발행 시도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한국은행이 6월 기준금리를 넉달째 동결했지만 금융통화위원회 발표문을 통해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수면위로 끌어올렸고 통화 정책 기조가 바뀌기 전 자금 마련에 서둘러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

16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회사채 발행을 검토중이거나 발행 예정인 기업들로는 현대상선, 롯데건설, 대우건설, 현대엘리베이터, STX엔진, 대한해운, 롯데쇼핑, 금호석화, 대한통운, LIG홀딩스, SK C&C, 티브로드 등이 있다.

현대그룹의 최대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이달 말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태광그룹 계열인 국내 유선방송시장내 최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티브로드도 창립 이래 처음으로 최대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계획중이다.

아울러 전날 롯데건설(2000억원), 대성산업(1200억원)이 각각 채권을 발행했고 롯데쇼핑은 이날 약 9개월 만에 100억엔(한화 1300억원) 규모의 엔화채 발행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시장 금리가 하향 안정화되고 비우량등급 회사채의 발행이 확대되는 등 기업 자금 조달 여건이 점차 원활한 모습을 보이는 현 시점이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마련에 적기라는 인식이 재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중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최근 신용등급이 우량한 주요 대기업 계열사들이 1000억원대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대거 나서고 있다"며 "통화 당국의 정책 스탠스 변경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채권 발행이 자칫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도 절대 금리가 낮은 현 시점이 아무래도 발행에 나서기 수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같은 분위기는 한은이 지난 10일 발표한 '5월 금융시장 동향'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신용위험 우려 완화로 회사채 순발행 규모가 올들어 호조세를 보이는 상황이고 단기 시장금리도 사상 최저 수준에서 안정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 한 달간 회사채 순발행 금액은 무려 3조8000억원으로 집계, 전월 3조4000억원에 비해 40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BBB등급 이하의 회사채 발행 비중이 지난 3월 5.9%를 기록한 데 이어 4월의 8.4%, 5월 13.2%로 점차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발행 여건은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은 관계자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회사채 발행 시도가 집중되는 현상은 인플레 우려, 조기금리 인상 가능성 대두, 국내 지표 금리의 완만한 상승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채 금리 역시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하락 추세가 크게 둔화되면서 자금조달을 준비하던 기업들 입장에서는 요즘이 최적의 자금 조달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금융투자협회 한 관계자도 "그동안 금융당국과 시장 참가자들의 높아진 경기회복 기대감이 신용위험 우려 완화로 이어지며 회사채 발행 여건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최근 인플레 이슈 등으로 부각된 기준금리 인상 논의가 올 하반기 들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발행 사정이 나은 기업들의 자금 마련 행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적어도 회사채 시장에서는 대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금리 인상 움직임에 대비한 발빠른 대처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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