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는 '따라쟁이'?…직접 써본 ‘스레드’, 트위터와 같거나 다르거나 [이슈크래커]

입력 2023-07-0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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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텍스트 기반의 새 SNS 앱 ‘스레드’를 6일 출시했다. (AP/뉴시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텍스트 기반의 새 SNS 앱 ‘스레드’를 6일 출시했다. (AP/뉴시스)
메타가 새 소셜미디어(SNS) ‘스레드’(Threads)를 출시했습니다.

앞서 스레드는 지난 주말 안드로이드용 구글플레이 앱스토어에 깜짝 등장하며 출시를 예고했는데요.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서는 사전 다운로드 예약도 받았습니다. 한국 시간으로는 6일 오전 8시 정각에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동시 출시됐습니다. 애플·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유저 모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스레드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올해 1월부터 개발한 SNS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바뀐 정책에 실망한 이용자들을 겨냥해 만든 SNS라서, 출시 전부터 트위터의 ‘대항마’로 주목받았죠.

스레드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머스크가 최근 벌인 설전의 발단이 되기도 했습니다. 한 트위터 이용자가 지난달 “스레드가 트위터의 라이벌이 되겠냐”고 묻자, 머스크는 “무서워 죽겠다”고 비꼬는 답을 내놨는데요. 여기에 다른 이가 “저커버그가 주짓수를 한다는데 조심하라”고 조언(?)하자, 머스크는 “나는 철창 싸움(cage fight)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에 대결 장소를 정하라고 했고, 여기에 머스크가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이라고 응수했습니다.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은 얼티밋 파이팅 챔피언십(UFC) 시합이 열리는 팔각형 링을 말하는데요. 이후 두 사람이 각자 주짓수를 훈련하는 모습이 공개되거나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이 “두 사람은 대결에 진심”이라고 전하는 등, 실제 ‘현피’를 준비하는 듯한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갈등의 발단이 된 스레드에도 적지 않은 관심이 쏠렸습니다. 직접 스레드를 설치해보니, 트위터와 유사한 디자인과 서비스 형태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짧은 글을 적을 수 있는 텍스트 중심의 앱이며, 게시물 하단에는 하트·댓글·내 피드로 공유 등 아이콘이 있다는 점 등이 트위터를 연상케 합니다.

머스크와 저커버그는 격투기 경기장 말고도 SNS 앱 시장에서도 본격적으로 대결을 펼칠 예정입니다. 아직 누군가의 승리를 단언하긴 이른 상황입니다. 막 출시돼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는 스레드의 기능부터 차별점까지를 살펴봤습니다.

▲(AP/뉴시스)
▲(AP/뉴시스)
메타가 메타했나?…인스타그램 스토리·릴스 이어 스레드도 ‘카피캣’

스레드는 트위터처럼 텍스트를 기반으로 온라인상에 짤막한 글을 올려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마이크로블로깅’(microblogging) 앱 기능을 갖췄습니다. 인스타그램이 사진과 영상 중심이라면, 스레드는 텍스트 중심 플랫폼이죠. 한 게시물에는 500자까지 지원되며, 외부 웹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나 최대 5분 길이의 동영상도 올릴 수 있습니다.

우선 인스타그램 이용자라면 가입 절차가 무척 단순해집니다. 별도의 가입 없이 인스타그램 아이디로 간편하게 로그인할 수 있죠.

피드에는 내가 팔로우하는 계정의 콘텐츠와 추천 콘텐츠가 함께 뜨는데, 메타는 피드 콘텐츠 추천을 고도화하고 검색 기능을 개선하는 등 새로운 기능을 지속적으로 추가할 예정입니다. 또 탈중앙형 소셜 네트워크를 위한 프로토콜 ‘액티비티펍’(ActivityPub)을 추후 적용해 마스토돈이나 워드프레스 등 동일 프로토콜을 지원하는 다른 앱들과 상호운용이 가능하도록 업데이트될 예정이죠.

스레드는 피드 디자인이나 서비스 형태 등 많은 면에서 트위터를 연상케 하는데요. 사실 메타는 경쟁 업체의 서비스를 자주 참고해왔습니다.

앞서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을 인수하면서 스냅챗과 유사한 ‘스토리’(24시간 후 사라지는 게시물)를 도입했습니다. 이후 틱톡을 중심으로 짧은 동영상(숏폼)이 열풍을 일으키자 비슷한 숏폼 기능인 ‘릴스’를 추가하기도 했죠. 또 오디오 SNS 플랫폼인 클럽하우스가 많은 이용자를 끌어모으자, 페이스북은 ‘라이브 오디오룸’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페이스북은 사진 스크랩 플랫폼인 핀터레스트와 유사한 ‘하비’, 뉴스레터 서비스인 서브스택과 비슷한 ‘불레틴’을 출시한 바 있습니다. 조금만 인기를 끌면 뭐든지 닥치는 대로 따라 하면서, 모방이 일상인 실리콘 밸리 테크업계에서도 ‘메타는 정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습니다.

그런 메타가 이번엔 트위터를 겨냥한 겁니다. 테크 전문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크리스 콕스 메타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캘리포니아 멘로파크 소재 본사 캠퍼스에서 열린 직원 전체 회의에서 스레드를 언급하면서 “제정신으로 운영된다”(sanely run)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는 사실상 트위터를 ‘제정신이 아닌 SNS’로 일컬으면서 견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텍스트 기반의 새 SNS 앱 ‘스레드’를 6일 출시했다. (사진제공=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텍스트 기반의 새 SNS 앱 ‘스레드’를 6일 출시했다. (사진제공=인스타그램)
스레드, 트위터 대항마 될까…강력한 무기는 ‘인스타그램 연동’

그간 블루스카이, 마스토돈, 다무스 등이 출시되면서 SNS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트위터의 아성을 무너뜨리진 못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이름조차 생소한 경우가 많았죠.

업계에서는 스레드는 다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스레드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인스타그램 연동’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0억 명입니다. 트위터(3억6000만 명)보다 6배 넘게 많은 수준이죠. 기존 인스타그램 이용자를 유입한다면 초반부터 다른 SNS 앱과 격차를 벌릴 수 있는 겁니다.

스레드를 처음 실행해보니, 기존 인스타그램 계정과 자동으로 연동돼 가입 절차나 아이디·비밀번호 입력 과정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사용하는 프로필 사진과 소개 문구도 고스란히 설정돼 있었죠.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한 사람을 그대로 팔로우할 수 있고, 인스타그램에서 차단한 계정은 자동으로 차단됩니다. 신생 앱답지 않은 높은 호환성을 자랑하면서, 초반부터 많은 이용자를 끌어모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출시 시점도 절묘합니다. 머스크에게 인수된 트위터가 최근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블룸버그통신도 “메타에 유리한 시점”이라며 “트위터는 머스크의 인수 후 직원 해고, 콘텐츠 규제 완화, 각종 기술적 문제 등을 겪고 있으며 3월 광고 수익은 50%나 줄었다”고 짚었죠. 특히 트위터는 최근 게시물 읽기 제한 기능을 도입했는데, 이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많은 이용자의 반감을 자아냈습니다. 이 조치에 격분한 국내의 한 트위터 이용자가 머스크의 계정을 태그한 뒤 욕을 했다가 계정이 정지되는 일까지 벌어졌죠.

일각에서는 트위터에서 아예 떠나버리는 움직임도 일고 있는데요. 이때 메타가 스레드를 출시한 겁니다. 트위터가 출시된 지 17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유사한 SNS를 만들었다는 건, 트위터에서 이탈하는 이용자들을 적극적으로 흡수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실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메타는 최근 몇 주 동안 스레드 출시를 위해 공격적으로 움직였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은 거죠.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AP/뉴시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AP/뉴시스)
저커버그 “첫 번째 라운드, 이제 시작”

다만 성공 여부는 아직 단언할 수 없습니다. 특히 국내 이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스레드를 이용할지는 미지수인데요. 국내 이용자에게 트위터의 가장 큰 매력은 ‘익명성’이었습니다. 트위터에서 팬덤 문화가 견고하게 형성된 것도 이 덕분이었죠. ‘덕질’(팬 활동) 정보를 얻거나 ‘덕메’(덕질 메이트)와 교류하는 플랫폼으로 여기는 경향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스레드는 인스타그램과 연동될 뿐 아니라, 이용자의 위치 정보, 연락처, 구매 및 검색 기록 등 다수의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트위터에서 비밀스럽게 해오던 ‘덕질’을 스레드에서 했다간 지인들에게 시원하게 알리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말이죠.

해외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지적이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메타의 개인정보 수집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는데요. 메타가 제시한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 약관에 동의하지 않으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메타가 수집하는 개인정보는 △기기 정보 △방문 웹사이트와 쿠키 데이터 △사용하는 앱△구매 및 거래 △조회한 광고 및 상호작용 방식 △회원이 만드는 콘텐츠(게시물, 댓글, 오디오) △시청하는 콘텐츠의 유형 및 상호작용 방식 등인데요.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광고를 내놓고 있죠.

그러나 2019년 2월 독일 연방카르텔청이 조사를 벌이면서 페이스북은 철퇴를 맞았습니다. 개인정보를 이용자 동의 없이 수집하고 처리하는 행위를 시장지배적 사업자 남용행위로 보고 경쟁법 위반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맞춤형 광고 영업에 제동이 걸리자 페이스북은 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패색이 짙어졌다는 소식이 최근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4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이날 독일의 반독점 규제 당국인 연방카르텔청이 메타의 개인정보 침해 문제에 관여한 것은 문제가 없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EU의 최고법원이 이른바 ‘빅테크’의 개인정보 수집과 관련한 경쟁당국의 조사 권한을 폭넓게 인정한 겁니다.

이에 메타의 새 SNS인 스레드는 현재 EU 지역에서 서비스되지 않고 있기도 합니다.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EU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올해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규제인 ‘디지털 시장법’(Digital Markets Act)과 관련해 기업들과 규제에 관한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스레드의 경우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두기에, 스레드와 인스타그램 간 정보 공유가 디지털 시장법에 저촉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죠.

그럼에도 스레드는 출시 4시간 만에 이용자 500만 명 이상을 확보하면서 쾌조의 출발을 알렸습니다. 한 이용자가 “스레드는 훌륭하다. 트위터는 끝났다. 머스크도 저커버그에게 KO 당할 것”이라고 말하자, 저커버그는 “첫 번째 라운드는 이제 막 시작했다”고 답하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과연 저커버그가 트위터에 실망한 이용자들을 모으면서 ‘안티 트위터’(anti-Twitter) 성을 구축할 수 있을까요? 공식 출시로부터 하루도 지나지 않은 탓에, 당분간은 스레드를 예의주시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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