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반컵의 물.. 계속되는 줄다리기

입력 2009-04-17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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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코스피시장이 기관의 일관된 차익실현 매도 공세에 전형적인 전강후약 장세를 연출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15일)는 인텔을 비롯한 기술주와 은행주들이 오전 중 큰폭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으나 오후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4월 뉴욕지역 제조업 경기지표가 예상밖에 개선된데다 연준의 베이지북이 일부 지역의 경기위축 둔화 내용을 담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살아나 다우지수를 중심으로 주요지수가 1% 내외의 반등세를 기록했다.

1350선에서 갭상승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쌍끌이 매수가 확인되면서 오전 장 한때 1370선까지 치솟았으나, 기대했던 중국의 GDP 성장률이 새로운 모멘텀을 주지 못하고 기관이 매도우위로 돌아서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상승폭을 줄여나갔다.

간신히 플러스권을 지켜낸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3.63p(0.27%) 오른 1336.72p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4799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하루만에 '사자'로 전환했고 개인도 1055억원 순매수를 보이며 닷새 연속 매수기조를 이어갔다.

장 초반 순매수로 돌아서는 듯했던 기관은 장 중반 매도우위로 돌아선뒤 순매도 규모를 5674억원 규모까지 늘리며 9거래일째 매도 스탠스를 고수했다.

KSP200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3580계약을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을 병행한 가운데,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2617억원) 위주로 3173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오전 장 동반 강세를 펼치던 아시아 증시는 오후들어 혼조세를 나타냈다.

3% 이상 급등하던 닛케이지수가 강보합(0.14%) 마감했고, 상해종합지수(-0.08%)와 항셍지수(-0.55%), 싱가포르지수(-0.75%) 등이 약보합권까지 밀렸다. 대만 가권지수는 2.08% 오름세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6.00원 내린 1332.00원으로 마감했다.

철강업황 회복 기대 철강株↑

이번주들어 중국 철강 유통가격이 철근을 중심으로 반등하고 중국 이외 지역의 철강시세를 대표하는 CIS 철강가격도 반등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철강업황 회복 기대감을 자극, 철강주들이 모처럼 동반 강세를 기록했다.

대장주 POSCO(4.11%)가 두달여만에 40만원대를 회복하며 철강업종 테마를 주도했고, BNG스틸 동부제철 포스코강판 배명금속 하이스틸(상한가), 대한제강(10.75%), 동국제강(8.51%), 현대제철(7.89%), 만호제강(6.09%) 등이 일제히 급등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1분기 GDP 성장률이 1992년 통계수치 작성 이래 최저치인 6.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6%대라는 심리적 안정선을 지켜냈고, 지난해부터 시행중인 4조위안의 경기부양책이 올해 2분기 이후 본격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점을 감안시 이날 GDP 성장률은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이날 철강주들은 SOC투자 확대 및 경기회복 전망을 선반영하며 지수하락에도 대부분 강세흐름을 유지했다.

코스피 업종별로는 철강금속(4.31%)과 보험(2.05%), 비금속광물(1.72%), 건설(1.51%), 화학(1.43%) 업종이 비교적 강했고 대부분 업종이 보합권에 머문 가운데, 의료정밀(-3.02%)과 은행(-2.46%), 전기가스(-1.24%) 등은 부진했다.

그밖에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경우 현대중공업(2.87%)과 SK에너지(3.02%), LG전자(0.97%), LG(1.75%) 등이 오른 반면 삼성전자(-0.68%), 한국전력(-2.24%), 현대차(-1.97%), KT&G(-1.89%) 등은 내렸다.

외국인(-82억원)과 기관(-449억원)이 동반 매도우위를 보인 코스닥시장은 0.93% 하락하며 500선을 이탈했다.

소디프신소재가 성장성에 대한 국내외 증권사들의 호평에 힘입어 14.47% 폭등했고 코피팜(8.13%), SK브로드밴드(4.76%), CJ홈쇼핑(6.06%)이 강세를 보인 반면, 최근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하며 주목을 받았던 대표 바이오주 디오스텍은 대규모 차익매물에 하한가로 추락했다.

혼란스런 경제지표..반컵의 물

연일 엇갈리는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향후 경기회복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전일 미국 연준이 발표한 3월 산업생산은 예상치(0.9% 감소)를 웃도는 1.5% 하락세로 나타나 경기 우려감을 높인 반면, 뉴욕지역의 제조업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는 예상치(-35)보다 개선된 -14.7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물론 절대지표 자체는 대부분 경기위축을 나타내고 있다. 눈높이를 낮춰 놓았기 때문에 경기지표들이 예상치를 부합하거나 호전되면 시장은 관대하게 해석해왔다.

그러나 경제지표들이 들쭉날쭉 통일된 시그널을 보여주지 못하자, 투자자들은 애매한 경제지표들을 자기 시황관에 맞춰 주관적으로 해석하는 양상이다.

마치 반컵의 물을 놓고, 한쪽에서는 "반컵 밖에 안남았다", 다른 한쪽에서는 "반컵이나 남았다"고 아전인수격의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는 것과 다름없다.

美 연준의 베이지북 보고서는 "지난 3월과 4월초 미국의 경제활동은 지역적으로 좀 더 위축되거나 약한 모습을 보였다"며 경기침체의 지속을 시사했지만 "12개 연방은행 지역중 5곳에선 경기위축 페이스가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나타냈다"는 희망적인 언급도 덧붙였다.

베이지북이 본래 보수적이고 중립적 성향이 짙기는 하지만 미국 경제에 대한 진단이 참으로 두리뭉실하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이렇게 애매한 지표들과 보고서에 대해 "경기회복의 일부 징후가 보인다"는 낙관론자들과 "아직 침체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신중론자들의 엇갈리는 해석, 치열한 공방전 속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8천선을 넘나들며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전일 50달러를 하회한 국제유가는 미국증시의 미약한 반등에도 불구 하락세를 이어갔다.

철강 등 일부 소재가격이 오르고는 있지만 세계경제의 온도계라 할 수 있는 유가는 아직 무거운 흐름이다. 경기회복을 본격적으로 논하기 어려운 이유중 하나이다.

계속되는 변동성..못말리는 유동성

경기회복 속도에 비해 지나치게 많이 올랐다는 신중론자들과 바닥을 찍었으므로 조정시마다 매수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낙관론자들이 충돌하면서 이틀째 변동성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최근 거래는 눈에 띄게 늘어났다. 최근 고객예탁금은 16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 증시 주변자금이 계속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16조47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7년 7월18일 기록했던 종전 최고치 15조7694억원을 넘어선 수치다.

경기 컨센서스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단기 과열을 알리는 지표들이 곳곳에서 확인되며 상승을 제한하고 있지만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의 하방경직성을 뒷받침해주는 상황이다.

넘치는 유동성이 주식시장에만 유입될 것이 아니라 실물경제로 투입돼야 건강한 상승, 진정한 추세적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부진한 경기지표들'보다는 '부분적인 경기회복 징후'에 관심을 두는 것이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시간은 장기 투자자의 편에 서있기 때문이다.

이전 글에서 말씀드린대로 증시는 방향성 결정을 앞두고 변동성을 확대하는 양상이다. 아직 어느쪽으로도 진로를 설정하지 못하고 있는 증시가 향후 갈길을 정하면 지금처럼 경제지표나 재료들에 대한 해석이 제각각이지는 않을 것이다.

위로 향한다면 투자자들의 심리는 악재에 관대해지고, 밑으로 흐른다면 호재에도 인색을 표할 가능성이 높다. 귀신도 모른다는 단기 방향성 예측에 시간을 할애하며 조급해 할 것이 아니라 방향성을 좀더 살핀 후 시세에 순응하는 유연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러나 바닥을 친 글로벌 증시가 뒤뚱대더라도 저점을 점차 높여나갈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과도한 잰걸음이나 어설픈 리스크 관리는 소탐대실로 이어지기 쉽다.

선물이 아닌 주식을 거래하는 투자자라면 단기 시황 변동에 상관없이 "반컵이나 물이 남았다"는 식의 여유롭고 긍정적인 투자마인드를 견지하는 것이 궁극적인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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