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로] 리더십의 진면목을 보여준 레전드 ‘메시’

입력 2022-12-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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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교수 (한성대학교 기업경영트랙)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던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마침내 메시의 아르헨티나가 지난 대회 우승팀 프랑스를 누르고 월드컵을 차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청소년월드컵 우승을 시작으로 올림픽 금메달, 코파아메리카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메시의 발끝엔 늘 우승 트로피가 따라다녔지만, 그는 유일하게 월드컵을 품에 안지 못했다.

그랬던 그가 많은 이의 예상을 깨고 프랑스, 브라질, 네덜란드 등 쟁쟁한 우승 후보들을 제치고 올해 월드컵 우승과 함께 자신의 이름을 축구 역사에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월드컵 우승을 계기로 메시는 펠레와 함께 역대 최고의 레전드 논쟁을 다시금 불러일으켰다. 그만큼 메시가 이번 대회에 미친 족적이 매우 컸다는 뜻이다.

축구선수 메시를 통해 우리는 경영학, 조직학, 교육학 등에서 가장 강조하는 키워드 중 하나인 리더십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진행된 다수의 리더십 연구의 결론은 ‘뛰어난 리더십이 높은 성과를 이끈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그래서 우리는 훌륭한 리더십을 떠올릴 때 혁신, 성과 등 퍼포먼스를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리더십은 성과에 앞서 함께하는 구성원에게 동기부여와 헌신적인 의지를 끌어낼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항목이다. 때로는 리더십이 부족해도 성과를 창출할 수 있고 리더십이 뛰어나도 목표로 하는 성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다만 뛰어난 리더와 함께하면 구성원들은 늘 두려움을 떨쳐내고 해낼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메시는 올해까지 다섯 번 월드컵에 도전했고 지난 네 번은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아르헨티나의 감독과 선수는 메시를 믿고 메시와 함께할 때 가장 많은 용기와 자신감을 얻는다고 강조한다. 파리생제르맹의 포체티노 전 감독은 메시의 리더십으로 인해 선수와 감독의 의욕이 높아질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과거 리더십이론은 리더의 덕목으로 비전 제시 그리고 탁월한 역량을 주로 꼽았다. 최근 리더십이론에선 리더의 덕목에 구성원의 공동체의식을 강조하는 솔선수범, 구성원과의 상호 존중을 토대로 한, 팀 중심 리더십이 핵심요소로 손꼽히고 있다. 함께하는 구성원의 능력과 열망을 최대치로 올리는 게 리더의 역할이자 책임이다.

35세인 메시는 축구선수로서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그라운드에서 많이 뛰며 선수들을 독려했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며 투혼을 발휘, 상대 팀 선수에게까지 존경심을 불러일으켰다. 아르헨티나 선수 탈리아피코는 인터뷰를 통해 “메시는 솔선수범으로 도전과 격려를 북돋아 우리 모두 꿈을 꿀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반면 메시와 평생 라이벌로 거론되었던 호날두는 끊임없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잡음을 일으키며 리더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벤치 멤버가 된 후 곧바로 감독을 비난, 그는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주장과 리더의 책무가 얼마나 무거운지 스스로 깨닫지 못했다. 8강에서 탈락한 후 그는 눈물을 흘렸지만, 함께 울어준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렇듯 스포츠를 통해 우리는 리더의 자격은 무엇인지 그리고 동기부여가 된 조직은 얼마나 무서운 힘을 발휘하는지 생생히 체험한다. 예컨대, 모로코는 모든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높은 의욕을 발휘, 팀을 위한 희생과 헌신을 보여주며 벨기에,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의 우승 후보를 잇달아 누르고 4강에 오르는 기적을 보여주었다.

국내 기업에 과연 메시와 같은 리더가 있고 모로코와 같은 헌신 의지와 의욕으로 모인 조직이 존재할지 의문이다. 여전히 기업의 상당수 리더는 지시와 명령만 할 뿐 구성원의 동기부여를 위해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명확히 인식하지 못한다.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말할 뿐 리더 그 누구도 희생과 헌신, 배려를 보이지 않는다.

메시에 열광한 이들이 그의 현란한 재능에 감탄해서 단순 환호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메시는 팀을 위해 헌신하고 구성원의 의욕을 극대화해 조직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전 세계 팬들은 이 점에 감동했다. 메시를 보면서 국내 기업의 경영진이 축구 실력이 아닌 그의 리더십을 떠올리며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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