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금융위기 망령 되살아나나?

입력 2009-03-3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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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코스피시장이 차익실현 매물압박과 GM 악재에 12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은행들의 3월 실적 악화 우려로 하락했음에도 강보합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이 차익매물을 내놓으며 수급이 악화된데다 장중 미국 정부가 GM에 대한 추가 금융지원을 거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냉각됐다.

금융주를 중심으로 낙폭을 확대한 지수는 끝내 1200선을 이탈, 직전 거래일 대비 40.05p(3.24%) 급락한 1197.46p로 거래를 마쳤다.

해외발 금융 불안감이 다시 머리를 들면서 외환시장이 요동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대비 42.50원 폭등한 1391.50원으로 마감, 1400원대에 바짝 근접했다.

외국인이 1070억원 순매도로 9거래일 연속 이어온 순매수 행진을 접었고, 기관도 1268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에 맞선 개인은 2354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KSP200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2923계약 순매도로 대응한 가운데,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827억원) 위주로 508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미국 GM의 도산 우려에 아시아 주요 증시들이 바짝 긴장했다.

최근 두드러진 강세를 보였던 일본 닛케이지수가 4.53% 폭락한 것을 비롯해 항셍지수(-4.70%), 가권지수(-3.43%), 싱가포르지수(-4.15%), 상해종합지수(-0.69%) 등이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GM발 금융불안, 많이 오른 금융株 하락 주도

GM과 크라이슬러가 제출한 자구책이 회생을 확신시켜주지 못해 미국 정부가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의 추가 구제금융 요청을 일단 거절했으며, 정부가 "두회사의 파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외신 보도에 금융주들이 이날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건설•조선사들에 대한 2차 구조조정안이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받은 가운데, 퇴출기업 결정에 따른 추가 부실 발생과 함께 (워크아웃기업들에 대한) 대출금리 인하 압력을 받게된 은행주들은 환율상승에 따른 외화부채 규모 확대까지 우려되면서 동반 급락했다.

라응찬 회장이 박연차 태광그룹 회장에게 50억원을 입금했다는 검찰의 계좌추적결과가 알려지면서 신한지주가 8.99% 폭락했고, 외환은행(-8.26%), 기업은행(-7.10%), KB금융(-6.63%), 하나금융지주(-6.11%) 등의 은행주들이 미국발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증권, 보험, 저축은행 등의 금융주들도 급락세를 빗겨가지 못했다.

대신증권이 8.85% 급락한 것을 비롯해 솔로몬저축은행(-8.50%), 신영증권(-7.94%), 동부화재(-7.58%), LIG손해보험(-6.72%), 서울저축은행(-6.40%) 등의 금융주들이 줄줄이 떨어졌다.

GM과 크라이슬러에 대한 미국 정부의 추가 금융지원이 불확실해지면서 미국 자동차시장 침체 우려로 대우차판매(-11.79%)와 현대차(-3.81%), 기아차(-5.18%), 쌍용차(-10.45%), S&T대우(하한가), 동양기전(-12.59%), 한국프랜지(-8.55%) 등의 자동차 관련주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이미징(상한가)과 삼성테크윈(3.57%)의 강세에 힘입어 의류정밀업종이 5.19% 오른 것을 제외하고는 전업종이 미끄러졌고, 특히 은행(-6.57%), 금융(-5.49%), 보험(-4.69%), 운수장비(-4.45%), 증권(-4.26%), 기계(-4.05%) 업종의 낙폭이 컸다.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중 SK텔레콤(0.26%)과 하이닉스(3.33%)만이 올랐고, 삼성전자(-2.91%), POSCO(-3.66%), 한국전력(-4.32%), 현대중공업(-5.71%), LG전자(-2.55%), LG디스플레이(-4.20%) 등 주요 시총상위주들이 대부분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대장주 셀트리온(3.82%)과 서울반도체(0.97%), 디오스텍(2.21%) 정도가 체면을 지켰고, 태웅(-2.35%), 태광(-6.68%), 평산(-4.20%), 코미팜(-6.42%), 성광벤드(-5.48%), 메가스터디(-2.12%) 등 대부분의 시총상위주들이 내렸다.

한편 오바마 정부가 클린에너지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국가연구소에 12억불을 투자하고 관련 연구개발비에 세금공제혜택을 준다는 소식에 상신이디피(상한가), 아트라스BX(5.36%), 세방전지(2.59%), 뉴인텍(10.32%) 등의 하이브리드카 관련주들이 급등했다.

대부분 테마주들이 급락하는 가운데서도 에스에너지(태양광), 엔하이테크(LED) 등의 정책수혜주들이 상한가를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다.

금융위기 망령 되살아나나?

GM 관련 돌발 악재가 수그러들었던 금융리스크를 부각시키는 양상이다.

새벽까지만 해도 오바마 정부가 GM과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산업에 대한 추가 지원책을 내 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장단기적으로 자동차산업의 생존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자동차 구제 태스크포스(TF)가 GM과 크라이슬러의 자구책 자료를 검토한 결과 회생을 확신하기 어렵고, 정부는 채권단과 주주 등으로부터 충분한 양보를 얻어내지 못한 GM과 크라이슬러에 대해 추가 대규모 구제금융을 지원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릭 왜고너 최고경영자(CEO) 사퇴한 GM이 새로운 자구책을 마련할 때까지 60일 단기자금은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뒤집어보면 채권단과 주주가 어느정도 채무조정과 감자 등에 성의를 표시한다면 신규자금을 지원할 의사가 있다는 뜻이 된다.

지금까지 GM과 크라이슬러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각각 134억달러, 40억달러나 된다. 한화로는 약 24조원에 해당하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된 상태이고 경제적•사회적 파산비용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대마불사' 정책을 쉽게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자구책 마련 시점까지 단기자금을 지원하며 기업의 수명을 연장해 놓은 것도 결국은 회생 지원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정부의 이번 구제금융 요청 거절은 극단적인 파산 선택을 염두에 둔게 아니라, 단지 정부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기 위한 제스처가 아닌가 생각된다.

구제금융 요청에 응하려면 지금까지 투입된 공적자금보다 더 많은 국민혈세가 투입돼야 하는데,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의식하고 있는) 정부가 아무런 희생과 대가를 요구하지 않고 GM과 크라이슬러에 천문학적 자금을 수혈할 것이라는 기대는 너무 순진하다고 할 것이다.

다만, GM 불확실성은 한동안 지속되며 증시를 괴롭힐 가능성이 높다.

아직은 기술적 조정이 필요했던 글로벌 증시에 조정의 빌미를 제공한 것 쯤으로 해석되지만 3월 글로벌증시의 안도랠리를 가능케한 원동력이 금융리스크 완화 기대였다는 점에서 GM발 금융리스크 부각은 간과할 수만 없는 악재라 할 수 있다.

아직까지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지만 '영국의 IMF 구제금융 요청 가능성' 또한 금융위기 우려감을 자극할 소지가 있다.

'헤지펀드의 제왕' 조지 소로스는 1976년 IMF 구제금융을 받은 전력이 있는 영국에 대해"영국은 또다시 IMF 구제금융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소로스는 지난 1992년 영국 파운드화가 고평가됐다면서 파운드화 평가 하락을 주도하는 환투기로 1주일만에 10억 달러의 환차익을 거둔 바 있어 이번 경고는 특히 충격적이다.

소로스는 영국이 미국이나 독일 등에 비해 금융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고 부동산 거품도 더 심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소로스의 비관적인 전망이 아직 큰 힘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5일 실시된 영국의 국채경매 입찰 무산은 영국의 재정상태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암시해주고 있다.

아직은 소로스 개인의 진단에 불과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불안감이 조기에 해소되지 못한다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각종 금융 악재들이 (실현가능성과 무관하게) 증폭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돌파할 경우 1450원대까지는 열려있는 모습이다.

환율의 급등이 단순 기술적 반등이 아닌 금융불안감에 기인하고 있는만큼 금융불안을 촉발한 GM 관련 불확실성이 조기에 해소되지 못하는 이상 원/달러 환율은 상승압력을 받게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실적 악화를 고백한 미국 주요 은행들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되기까지는 금융 불안감이 지속될 여지가 있다.

부실 확대 등 잠재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금융주들에 대해서는 당분간 보수적 접근이 요구되며, 개막이 임박한 1분기 어닝시즌에 유리한 실적호전주와 정책수혜주들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유리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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