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상담소] 청년의 꿈, 강력 스파이크

입력 2022-09-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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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우 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사협회 회장·지역사회전환시설 우리마을 시설장

과도하게 들뜬 기분으로 또래들과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벌였던 종선(가명) 군, 환청에 시달리며 집에만 있어야 했던 철민(가명) 군, 작은 스트레스에도 습관적인 자해 행동을 하면서 자신은 무가치하다고 비관했던 연지(가명) 양. 이들은 짧은 세상살이에서 상처받은 아픈 마음을 부여잡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사회 진출에 도전하기 위하여 우리마을에 한동안 머물면서 자립을 준비했던 청년들이다. 요즘 청년들은 예전보다 몸과 마음이 약해진 것일까? 아니면 청년들이 사회적 환경을 견뎌내기 어려울 정도로 험악해진 탓일까? 마음 아픈 청년들을 만나면서 갖게 되는 의문점이다.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달라진 분명한 것은, 예전보다 이들은 귀해졌고 그렇기에 예전보다는 더 귀하게 커왔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귀하게 성장한 것이 이들을 강하게 만들지는 못한 것 같다. 또 한편으로는 귀한 그들에게 우리 사회가 결코 적절한 환경이 되어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기 시작한 지 5년이 안 되는 이들을 초발정신질환 대상자라고 하는데, 우리마을을 거쳐 간 정신질환 대상자 네 명 중 한 명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은 입소 중에 규칙을 어기고 갈등을 일으키거나 자살, 자해 문제를 일으키곤 하였다. 청년들은 성인 입소자보다 대체로 예민하고 사고의 위험성도 높아서 담당 선생님들이 더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환경에서 따뜻한 관심을 나누었더니 그만큼 변화로 답해주는 것이 이들 청년이었기에, 우리마을에서 “청년의 꿈, 강력 스파이크”라는 이름으로 4년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이들을 정신의료기관으로부터 안전하게 의뢰받아 주거를 제공하고(리시브), 청년에 특화된 인지행동 및 진로 프로그램을 통해서 자립능력을 키우고(토스), 사회로 나간 뒤에도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제공하는(스파이크) 3단계 전략이다.

축구클럽 시간에 자신의 특기인 마르세유 턴을 나와 동료들에게 가르쳐 주었던 종선 군은 퇴소 후 다시 대학에 복학하였다. 음악밴드 시절의 보컬 실력을 수줍게 과시했던 철민 군은 대학을 졸업하고 여자 친구도 생겼다고 한다. 연지 양은 자신도 힘들지만, 더 힘든 아이들을 위해 자원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이들의 여린 가슴에는 상처와 꿈이 동시에 안겨 있다. 꿈은 저 위로 귀하게 토스 되어야 한다, 저 아래로 멋지게 스파이크 날릴 수 있도록.

황정우 지역사회전환시설 우리마을 시설장·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사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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