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바닥 멀었나…18조 날린 서학개미 ‘비명’

입력 2022-09-01 14:52 수정 2022-09-0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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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순매수 상위종목 수익률 (한국예탁결제원 등)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종목 수익률 (한국예탁결제원 등)
미국 주식 불패 신화는 허상에 불과했을까. 코로나19 이후 해외주식 투자에 뛰어든 서학개미의 불안이 날로 커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쏘아올린 긴축 공포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보유액은 올해 들어서만 18조 원 넘게 증발했다.

◇롤러코스터 美증시…보유액 18조↓=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보유액은 673억6374만 달러(약 91조 원)로 집계됐다. 올해 초 보유액 809억1287만 달러(약 110조 원)와 비교하면 감소세가 뚜렷하다. 지금 환율로 환산하면 18조3600억 원어치가 사라졌다.

연초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휘청이기 시작하면서 해외주식 보유 규모도 꾸준히 감소했다. 특히 전체의 90% 가까이 차지하는 미국 주식의 보유액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물가를 잡기 위한 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이 글로벌 증시를 뒤흔들었던 만큼, 해외주식 보유 규모도 3월부터 7월까지 네 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후로 변곡점을 형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3월 15~16일(현지시간) 연준이 3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해외주식 보유액은 659억 달러(14일)에서 716억 달러(16일)로 훌쩍 뛰었다.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하면서 미 증시가 상승 랠리에 들어선 덕이다. 3월 말에는 보유 규모가 811억 달러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5월 FOMC에서 22년 만의 ‘빅 스텝(0.50%포인트 인상)’, 6월에는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잇따라 밟으면서 해외주식 보유액은 606억 달러까지 급감했다. 5~6월 S&P500지수는 8.9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02% 하락했다.

7월 들어선 인플레이션 피크아웃(고점 통과)과 연준의 정책 변화 기대감에 증시가 반등세를 타면서 서학개미는 다시 해외주식 ‘사자’에 나섰다. 보유 규모도 750억 달러(8월 15일)까지 증가했다. 머지 않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고강도 긴축 정책을 이어갈 것이란 의지를 밝히면서 증시는 내리막길을 걸었고, 보유액도 연중 최저 규모인 589억 달러(8월 29일)까지 쪼그라들었다.

◇올 들어 평균 -38% 손실…3배 리버리지 투자 개미 ‘비명’

해외주식 투자 열풍이 잠잠해진 건 저조한 수익률 때문이다. 서학개미가 올해 가장 많이 순매수한 개별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20개 종목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평균 -38.07%로 나타났다.

손실을 키운 건 3배 레버리지 종목이다. 서학개미는 올 들어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를 20억4391만 달러(약 2조7653억 원)로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TQQQ는 나스닥지수 일간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ETF다. 나스닥이 연초 이후 25% 넘게 빠지면서 TQQQ의 손실도 -67.50%까지 커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세미컨덕터 불 3X ETF’(13억4732만 달러· 3위) 역시 같은 기간 -80.53%나 추락했다. ‘BMO 마이크로섹터스 팡 이노베이션 3X ETN’(2억8730만 달러·8위), ‘BMO 마이크로섹터스 팡+ 3X ETN’(1억4800만 달러·17위)도 각각 -85.77%, -78.41% 떨어졌했다.

◇바닥 뚫고 지하실 갈까…곳곳서 경고음

전문가들은 연준의 긴축 의지와 그에 따른 경제적 고통을 가늠하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

퀸시 크로스비 LPL파이낸셜 수석 글로벌전략가는 “문제는 연준이 얼마나 많은 고통을 줄 것이며,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얼마나 걸릴까 하는 것”이라며 “8월 고용보고서에서 임금 압력이 낮아지고 일자리가 줄어들면 주식에 긍정적인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추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란 경고도 나왔다.

GMO 창업자인 제레미 그랜섬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내고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형성된 ‘슈퍼 버블(Super bubble)’이 곧 터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랜섬은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힌다.

그랜섬은 올해 상반기 증시 하락세, 7~8월 베어마켓 랠리 이후 경제가 악화하면서 증시가 추락하는 마지막 단계에 진입했다면서 며 “자산의 고평가와 원자재 쇼크, 매파적 연준 리스크가 위험하게 결합되며 상황이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수석전략가는 “연준의 긴축으로 그로스 리세션(낮은 성장과 실업률 상승이 오래 이어지는 것)이나 경기가 연착륙할 경우 S&P500지수가 6월 저점(3667)보다 낮은 3400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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