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가능한 다른 치료법 쓰지 않아 환자 사망…병원 책임"

입력 2022-07-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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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게티이미지뱅크)
▲병원 (게티이미지뱅크)

선택 가능한 치료법이 있음에도 환자에게 고지·시행하지 않아 사망한 경우 병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9부(재판장 남성민 부장판사)는 A 씨의 유족이 간농양에 대한 제대로 된 치료를 제공하지 않아 환자의 사망을 초래했다며 성가롤로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A 씨는 2016년 12월 2일 성가롤로병원에 내원해 다발성 간농양 진단받았다. 의료진은 간 우엽에 생긴 농양 두 군데에 배액관을 삽입해 경피적 배액술을 시행했지만 실패했다. A 씨의 가족은 대학병원으로 전원을 요청해 서울아산병원에 도착했지만 2016년 12월 15일 A 씨는 간농양으로 인한 패혈성 쇼크로 사망했다. 이에 A 씨 유족은 성가롤로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성가롤로병원은 천주교 까리따스 수녀회 유지재단이 운영하는 전라남도 순천에 위치한 병원으로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됐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1심은 "환자의 사망처럼 중대한 결과가 나왔을 때 확실한 개연성이 없는 한 의사에게 자신의 잘못이 없음을 증명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A 씨의 사망에 병원의 책임이 없다고 봤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의사에게 진료방법을 선택할 재량권이 있다는 점은 1심 재판부와 의견을 같이했지만, 환자를 살리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고려해야 하고 이를 환자와 그 가족에 충분히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또한, 감정의의 진단을 기초로 환자의 사망과 의사의 과실 사이에 연관관계가 비교적 뚜렷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병원 의료진이 외과적 배액술 등 배농을 위한 다른 치료방법이 있음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된다"며 "A 씨는 임상 수준에서 시행할 수 있는 최선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간농양 악화로 인한 패혈성 쇼크로 사망했다고 보인다"고 판단해 병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또한 "A 씨의 CT 검사 결과 외과적 배액술이 가능했고 해당 치료법을 사용하는 게 더욱 효과적이었다"며 "성가롤로병원은 배농을 위한 외과적 수술에 대해 A 씨 및 가족에게 설명을 하지 않았고 효과가 없는 경피적 배액술만 반복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A 씨의 간농양을 치료하기 위해 경피적 배액술 외에 외과적 배액술도 가능했지만 이에 대한 설명이나 시행을 하지 않아 A 씨가 사망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병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병원이 소송을 제기한 A 씨의 유족 두 명에게 8778만 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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