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토크] 농업의 미래

입력 2022-06-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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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영 한국외국어대 경영학부 미래학 겸임교수, 에프엔에스컨설팅 미래전략연구소장

식량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글로벌 밀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세계 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1.5%에 달한다. 러시아는 세계 비료 수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식량 공급망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화석연료 가격 상승도 식량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식량 생산과 유통에 에너지가 밀접한 연관을 가지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마무리된다고 하더라도 식량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위기와 화석연료 가격 상승으로 식량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식량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사람의 입에 들어가지 않고, 자동차를 굴리기 위한 바이오 연료 생산으로 투입될 것이다. 거기에 더해 최근 인류는 식량 생산의 산술적 증가, 인구의 기하급수적 증가의 덫에 빠져 있다.

19세기 전반 영국의 경제학자인 맬서스는 식량 생산 증가는 더디고 인구는 급격하게 증가함을 지적하는 ‘인구론’을 출간했다. 그는 당시 기술진보를 예측하지 못했으나, 최근 그의 주장이 다시 유령처럼 회자하고 있다. 식량생산성 증가가 정체에 빠졌기 때문이다.

식량 부족과 에너지 가격 상승은 새로운 농지 개척, 기존 농지의 효율적 활용 및 에너지 효율적 농업 생태계 구축을 요구한다. 글로벌 차원에서 새로운 농지 개척은 인류와 야생동물의 접촉 기회를 늘린다. 이는 팬데믹의 주기적 등장의 원인이 된다. 대규모 플랜트 농장은 물 부족과 같은 새로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농지 개척은 궁극적 대안이 되지 않는다.

기존 농지의 효율적 활용과 에너지 효율적 농업 생태계 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업의 바이오 혁신, 디지털 농업, 대체육과 배양육으로 전환해야 한다. 특히 디지털 농업에 집중해야 한다.

디지털 농업은 사물통신, 드론, 인공지능 등 디지털 범용기술을 이용하여 농업생산성과 수익을 높이는 농업으로 정의할 수 있다. 기존보다 적은 물과 비료를 투입하여 높은 생산성을 낼 수 있다.

농업용 사물통신은 농지 표면과 뿌리의 습기, 온도 및 전해질 비율을 분석하여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의 물과 비료를 공급하게 할 수 있다. 드론으로 농작물에 비료를 줄 시기를 모니터링하고 대단위 농장에 비료를 줄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이나 농작물 수확 자동화에 인공지능과 로봇을 활용할 수 있다. 인공위성으로 전 세계 농작물 재배현황을 관찰하여, 다음에 어떤 작물을 재배할지 결정할 수 있다.

디지털 농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농업이 1차 산업에 머무르지 말고 지식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농업을 원시산업인 1차 산업, 제조업인 2차 산업, 서비스산업인 3차 산업을 모두 융합해야 하므로 6차 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와 함께 농업은 지식산업으로도 전환해야 한다. 6차 산업이란 메타포어를 응용한다면 농업은 10차 산업이다. 지식산업은 4차 산업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농업이 지식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농업 경험과 현장의 필요성을 디지털 농업으로 융합하기 위한 실천적 조직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 실천적 조직은 농촌사회의 현장에 있어야 한다. 농과대학, 농촌진흥청 등에서 디지털 농업을 위한 과목을 개설하고 관련 투자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여기서 더 나가야 한다.

청년농부를 중심으로 디지털 농업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40대 전후의 청년농부가 디지털 관련 기술을 충분히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게 집중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들 디지털 농업 협동조합이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메이커스페이스(Makerspace)를 농촌지역에 둘 수 있다.

디지털 농업 메이커스페이스에서 농업용 사물통신의 개발과 상품화, 농업용 드론의 확산, 농업용 스마트 로봇 개발 및 활용 등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농업의 지식산업화는 디지털 농업을 위한 농업 사물통신 등을 글로벌 상품화하는 데까지를 의미한다. 따라서 농업 메이커스페이스는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마련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식량위기가 몰려오고 있다. 선진국인 한국에서 식량이 부족하여 굶어 죽는 이는 없을 것이나, 저개발국의 국민은 크나큰 고통을 겪을 것이다. 저개발국의 식량 부족은 그들의 국내 정치에 불안을 가져올 것이고, 이는 다시 천연자원의 수급 불균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디지털 농업, 대체육과 배양육으로의 목축업 전환, 배양육 원재료 재배 농업, 바이오 기술의 이용은 농업을 지식산업인 4차 산업으로 이끈다. 농업의 미래를 위해 한국사회의 농업 시스템 전반을 훑어보고 농업의 전환을 재촉해야 한다. 이제 농업이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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