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원호의 세계경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에 대한 오해와 대응

입력 2022-04-25 05:00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가 머지않은 5월에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5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예정된 가운데 IPEF는 한미 정상회담의 주요 주제가 될 것이다.

미국은 IPEF를 이중 구조로 설계했다. 공식 출범을 위한 공동 성명서를 먼저 작성하고, 공식 출범 선언 이후 12~18개월에 걸쳐 세부적인 내용을 멤버 국가들과 만들어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12~18개월의 기한은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를 개최하는 2023년 11월까지, 그리고 2024년 미국 대선이 가열되기 전에 IPEF 체결을 마무리하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IPEF는 전통적인 자유무역협정(FTA)이 아니다. 미국은 대신 4개의 IPEF 기둥을 제안하고 있다. △첫 번째는 디지털 경제, 노동, 환경과 같은 영역에서 공정하고 탄력적인 무역 규범을 만드는 것 △두 번째는 공급망 탄력성 △세 번째는 인프라와 녹색 기술 △네 번째는 세금 및 반부패다. 미국은 4개 기둥 모두에 참여할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최소한 1개 기둥에 참여해도 IPEF 멤버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IPEF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IPEF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같은 메가 FTA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미국이 의도하는 IPEF는 관세 철폐를 통해 시장 접근을 개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이것은 미국이 IPEF를 구축하려는 애초의 목적을 생각해 보면 이해된다. 중국의 부상과 일대일로 구상 등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경제적 리더십과 신뢰가 위태로워지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는 이 지역에서 긍정적인 경제 전략의 시급성을 인식했다.

미국은 IPEF가 TPP의 길을 걷기를 원하지 않는다. 시급성을 고려하여 의회 승인이 필요한 조약이 되는 것을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2010년 TPP 협상에 참여했고 2015년 다른 11개국과 협상 타결을 이끌었다. 그러나 결국 오바마 정부 말기 의회 비준을 받는 데 실패하고,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TPP를 탈퇴했다. 국내 정치적 제약은 TPP 협상 참여에서 타결까지 5년이나 걸리게 했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미국의 탈퇴로 이끌었다. 중국 견제가 시급한 가운데 최종 마무리가 될지도 모르는 협상에 5년 이상 끌 여유가 없는 미국으로서는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형태가 IPEF인 것이다.

미국이 구상하는 IPEF는 의회의 비준이 필요 없는 행정협정(executive agreement)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나 CPTPP보다는 약하지만 대화체(dialogue)인 미국·유럽연합 무역기술위원회(US-EU TTC)나 APEC보다는 강한 형태의 구속력을 지닐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이 선호하는 규칙 및 표준에 대한 구속력 있는 약속과 보다 많은 파트너 국가들의 참여를 원하는 것에 비해 현재로서는 참여국들이 기대할 수 있는 혜택은 잘 보이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IPEF에 대한 여러 가지 추측과 오해가 생기는 이유는 이러한 이중 구조에 있다. 미국의 강한 의지에 비례하지 않는 모호한 내용에서 생기는 문제인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미국의 시장 접근을 약속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인도-태평양 파트너를 유치하기 위해 다른 충분한 혜택을 제공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은 관세가 이미 ‘0’이었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재협상만으로도 3국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러한 경제적 이익의 큰 부분은 디지털 무역과 같은 새로운 통상분야에서 USMCA가 제공하는 무역 정책의 확실성에서 비롯된다. 시장접근 개선이 목적인 CPTPP가 지금 이 순간을 위한 협정이라면 새로운 통상의제를 다루는 IPEF는 다가올 새로운 질서에 확실성을 불어넣기 위한 플랫폼으로 이해해야 한다. 신통상 의제를 선도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IPEF는 참여국들에 가시적인 혜택을 담보하고 있다.

우리가 IPEF에 대한 오해를 풀고 우리의 국가 이익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서라도 출범 멤버로 합류하여 최대한 논의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우리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IPEF를 우리의 지역전략으로 삼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간 우리 모두는 해보지 않은 것들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너무 수동적인 국가전략을 펴왔던 것은 아닐까. 항상 미국이 제시하는 것에 대한 대응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미국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시점이 왔다고 생각된다.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 내에서 공유되는 한국의 이미지는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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